류현진, PS에서 중요한 세 가지 이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1 05: 55

예상을 뛰어 넘는, 환상적인 정규시즌이었다. 이제 더 큰 무대가 류현진(26, LA 다저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중책을 안게 됐다. 1·2선발은 아니지만 류현진의 어깨가 다른 선수 못지않게 무거운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 성적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192이닝을 던지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호성적을 냈다. 14승은 내셔널리그 공동 10위, 3.00의 평균자책점은 공동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TOP 10’ 진입의 쾌거를 이뤘다.
이런 류현진은 이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행보에 돌입한다. 포스트시즌이 그 무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팀인 LA 다저스는 4일부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디비전시리즈에 돌입한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팀이자 승률 2위 팀인 애틀랜타는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경험도 많은 전통의 강호다. 2009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인 다저스보다는 전반적인 가을의 감이 좋은 팀이다. 힘겨운 시리즈가 예상된다.

안정적인 마운드의 힘과 타선의 조화가 돋보이는 애틀랜타다. 막강 불펜진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타선도 만만치 않다. 화끈한 한 방 타자가 있기 보다는 타선 전체가 고른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20홈런 이상 선수가 5명이나 되는 것을 비롯, 팀 홈런 리그 1위다. 팀 타율 자체가 높지는 않으나 기회에서의 집중력은 오히려 다저스보다 낫다는 것이 중론이다. 팀 타율은 2할4푼7리로 내셔널리그 10위에 불과하지만 경기당 득점은 4.25점으로 4위에 올라있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한다.
다저스는 원정에서 출격할 1·2선발로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라는 ‘사이영 듀오’를 내세운다. 하지만 3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은 류현진의 어깨도 두 선수 못지않게 무겁다. 일단 3차전의 중요성 자체가 크다. 앞선 2경기가 어떻게 끝나든 3차전은 시리즈의 중요한 경기가 될 수밖에 없다. 2승이라면 시리즈 조기 종료, 1승1패라면 시리즈의 분수령, 만약 2패라면 팀의 탈락을 막아야 하는 중책이 류현진에게 주어진다.
4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리키 놀라스코가 후반기 막판 좋지 않은 내용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류현진의 어깨가 무겁다. 류현진이 다저스 최후의 보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는 애틀랜타가 왼손 투수에게 약했다는 점에서도 류현진에게 큰 기대가 걸린다. 애틀랜타는 올 시즌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는 팀 타율 2할5푼2리, OPS .731을 기록했으나 왼손을 상대로는 타율 2할3푼9리, OPS .701에 그쳤다. 
관건은 초반이다. 애틀랜타의 1회 팀 타율은 2할5푼8리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25개의 홈런을 치며 리그에서 가장 초반 홈런이 많은 팀이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한 만큼 장타를 피해가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올 시즌 15개의 피홈런 중 절반에 이르는 7개를 1회에 얻어맞았다. 포스트시즌은 선취점 싸움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류현진의 초반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애틀랜타를 잘 봉쇄할 경우 류현진의 앞길은 탄탄대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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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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