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 2위 불가’ LG, 체력저하 극복이 관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01 06: 22

2위 사수에 적신호가 켜졌다.
LG가 지난 9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3-7로 패배, 이날 경기를 치르지 않은 넥센에 0.5경기차로 추격당했다. 이로써 LG는 남은 4경기를 전승해도 넥센이 잔여 5경기를 모두 가져가면 2위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지금 시점에선 자력으로 2위 자리를 사수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물론 벌써부터 비관적인 전망을 할 필요는 없다. LG가 1일 사직 롯데전을 제외하면 모두 홈경기인 것에 반해, 넥센은 1일부터 마산-인천-광주-대전으로 이어지는 험난한 원정 5연전에 임한다. 즉, LG와 넥센의 본격적인 2위 싸움은 이제부터다.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한 두 팀의 순위가 가려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체력이다. 최근 LG는 체력저하가 한 눈에 보일 정도로 실책성 플레이가 빈번하다. 평범한 더블플레이 실패로 수비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다거나, 상대 투수의 한가운데 몰린 공을 파울로 만드는 데 그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 팀 타격 사이클도 바닥을 치고 있는데, 특히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왔던 신진세력의 부진이 심각하다. 베테랑들은 자신 만의 노하우로 체력저하를 극복하지만, 풀타임 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이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선취점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경기 초반부터 주저하지 않고 희생번트를 댄다. 하지만 최근 5경기서 LG가 선취점에 성공한 경기는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믿었던 마운드도 몇몇 투수들의 구위하락으로 균열이 생겼고 특정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간다.
어쩌면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LG는 지난 10년 동안 9월·10월을 치열하게 보낸 경우가 거의 없다. 보통 8월이면 4강권에서 멀어졌고 시즌 막바지는 신예 선수들이 라인업을 채우곤 했다. 의도치 않게 생긴 루틴이 깨지니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커다란 성과를 냈지만, 페넌트레이스 우승 또한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오버 페이스가 되고 말았다.
당장 LG는 1일 사직 롯데전부터 지구력의 한계와 마주한다. 선수단은 30일 경기를 마치자마자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고, 1일 롯데와 상대한 후 2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잠실로 돌아와 곧바로 한화전에 임할 계획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30일 두산전을 앞두고 “며칠 지나면 순위는 기울어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선수들이 여러모로 힘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뿐이 아닌 함께 순위 경쟁하는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고 선수들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승리하면 체력적 한계는 분위기로 덮을 수 있다. 경기가 마음먹은 대로 풀리면, 쌓여있던 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남은 4경기 또한 선취점이 중요하다. 최근 잘 이뤄지지 않았지만, 결국은 해왔던 대로 기본기에 충실해야한다. LG가 마지막 고비를 극복, 페넌트레이스 마라톤을 두 번째로 마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