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현진과 서우의 만남은 예상 보다 더 근사했다.
서현진과 서우는 지난 9월 30일 첫 방송된 MBC 일일 사극 ‘제왕의 딸 수백향’(이하 ‘수백향’)에서 각자의 진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의 첫 장면에서는 수백향(서현진 분)이 자신의 운명을 훔친 아버지의 또 다른 딸이자 자신의 동생인 설희(서우 분)에게 칼을 겨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을 향해 핏빛 복수의 칼을 겨누는 수백향을 바라보며 눈 하나 깜박이지 않은 채 침착한 모습으로 난을 지켜보는 설희의 모습은 섬뜩함을 자아냈다. 얼굴에는 핏방울을 묻힌 채 "네가 감히 백제의 공주 수백향을 해하려 하느냐. 내 아버님께서, 백제의 무령대왕께서 너를 가만 두지 않으실 것이다"라고 말을 내뱉는 설희의 모습은 MBC ‘선덕여왕’의 고현정의 미실이 내뿜었던 카리스마를 연상케 했다.
칼을 높이 든 채 그런 설희를 바라보는 수백향 역시 카리스마가 넘쳤다. 앞서 서현진은 이 역할을 위해 검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을 알린 바. 실제 그는 안정적인 자세로 칼을 든 채 자신을 향해 검은 기운을 뿜어내는 설희에게 조금도 지지 않는 기개로 용호상박의 구도를 완성했다.
서현진과 서우가 포문을 연 첫 장면은 앞으로 벌어진 '수백향'의 신비스러운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악랄한 설희를 연기한 서우와 그런 설희를 향해 복수심을 불태우는 서현진의 모습은 외모부터 연기력까지 서로 상반된 매력을 뽐내 '쫀득한' 어울림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는 대단해 보이는 두 여자의 치열한 대결과 백제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사극이라는 신선함이 예상 외로 근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수백향의 어머니인 채화(명세빈 분)와 아버지인 무령대왕(이재룡 분)이 남몰래 사랑을 키워가는 과거가 펼쳐졌다. 첫 방송은 채화의 꿈에 무령대왕의 목숨이 위태로운 불길한 기운이 그려지며 비극의 서막이 오를 조짐이 보였다.
'수백향'은 백제 무령왕의 딸 수백향의 일대기를 다룬 사극으로, 백제국의 파란만장한 가족사와 그들의 처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낼 작품. 앞으로 ‘수백향’은 무령대왕과 채화의 비극적인 사랑, 그로 인해 불거진 채화의 두 딸인 수백향과 설희의 뒤엉킨 운명을 통해 파란만장한 백제사와 안타까운 사랑을 펼친다.
일단 ‘수백향’은 일일 드라마답지 않게 첫 방송부터 흥미롭고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고작 30분만 방송됐을 뿐인데, 인물간의 관계가 명확하게 표현되며 이해도를 높였다. ‘구암 허준’과 마찬가지로 ‘수백향’ 역시 어렵지 않은 보기 편한 사극을 지향했다.
첫 방송의 시청률은 7.5%. '구암 허준'의 첫 방송 시청률 보다 높은 편이다. '수백향'이 두 주인공의 뛰어난 카리스마와 연기력으로 '구암 허준'을 뛰어 넘는 성공을 이뤄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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