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왕’ 다르빗슈, 내년에는 꿈의 300K?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1 15: 20

승운이 따르지 않아 13승에 그쳤지만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의 올 시즌은 누가 뭐래도 빼어났다. 특히 리그를 대표하는 ‘탈삼진왕’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점은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 내년에는 꿈의 300탈삼진에 도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르빗슈는 32경기에 나서 13승9패 평균자책점 2.83의 호성적으로 2013년을 마무리했다. 평균자책점은 아메리칸리그 4위(리그 전체 9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지난해 “잘 던졌던 투수”였던 다르빗슈는 진출 2년 만에 텍사스의 에이스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꽤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년차 징크스를 깼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MLB) 진출 첫 해였던 지난해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이도 뛰어난 성적이었지만 2년차인 올해는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 이닝은 191⅓이닝에서 209⅔이닝으로 늘어났고 평균자책점(3.90->2.83), 피안타율(.220->.194), 이닝당출루허용률(1.28->1.07)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MLB의 철저한 분석을 이겨내며 순항한 셈이 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탈삼진의 증가다. 이제 다르빗슈는 MLB를 대표하는 ‘닥터 K’가 됐다. 다르빗슈는 올 시즌 총 27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여유 있게 MLB 전체 탈삼진왕에 올랐다. 지난해 221개도 뛰어난 성적이지만 올해는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과 위력이 모두 증가하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다르빗슈의 277삼진은 최근 10년간을 놓고 보면 2004년 랜디 존슨(애리조나·290개) 이후 최다 수치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의 284개 이후 최고다. 시즌 초반에는 300탈삼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다. 비록 시즌 막판 다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고지에는 등정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달성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정구인 슬라이더의 위력이 증명이 돼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목표다.
300탈삼진은 2003년 애리조나의 원투펀치였던 커트 실링(316개)과 랜디 존슨(334개)이 동반 달성한 후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경기당 평균 10개의 탈삼진에 육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삼진에 있어서는 충분한 폭발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 32경기에서 12번이나 두 자릿수 삼진을 기록한 것이 좋은 증거다. 다르빗슈가 어디까지 더 뻗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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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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