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철이’ 김해숙이 방황하는 청춘들에게..[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10.01 16: 26

1974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기인생에 발을 내디뎠으니 배우 김해숙이 연기한지는 벌써 40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단다. 해야 될 것도 너무나 많단다. 누군가의 인생에 대해 조언하기도 아직은 부족한 사람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한 영화 ‘깡철이’에서 엄마 순이 역을 완벽하게 소화, 지금도 어딘가에서 힘들어 하고 있을 청춘들을 위로하고 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아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엄마 순이는 방황하는 청춘들을 따뜻하게 내려다보는 햇살과도 같다.
김해숙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낸 ‘깡철이’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영화 ‘우리 형’에서 인연을 맺은 안권태 감독과의 인연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을 다룬 작품이라 마음에 들었다고.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어요. ‘우리 형’ 이후로 감독님과 다시 만난 작품인데 감독님이 이 시나리오를 이야기 할 때가 ‘우리 형’때였어요. 그때 정말 감동받았던 시나리오였거든요. 그리고 이런 좋은 영화가 만들어 진다는 것에 대해서 배우로서 정말 함께 하고 싶었죠. 세상도 많이 변하고 장르도 많이 변하는데 우리들은 사람이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사람을 다룬 ‘깡철이’가 정말 좋았어요. 촬영하면서도 감동적이었죠. 그래서 그런 건가. 시사회 끝나고 기자간담회에서 울컥하더라고요. 아마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관객 분들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김해숙이 순이를 연기한 것이 아니라 순이 역할을 김해숙이 연기한 것처럼 임했다고 했다. 약간은 아리송한 이 말에 고개를 갸웃하자 그는 배우보다는 캐릭터가 앞에 보이는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거기에 커피 자판기 같은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다며 자신의 연기관을 밝히기도 했다.
“저는 김해숙이 순이를 연기한 것이 아니라 순이 역을 연기한 것이 김해숙이었으면 좋겠어요. 배우가 보이는 것보다 캐릭터가 보이고 싶은 거죠.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할 순 없지만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커피 자판기 같은 배우가 되고 싶진 않아요. 연기가 툭툭 나오는 것보단 캐릭터를 창출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 나 나름대로 굉장히 많이 신경 써서 연기했어요. 좌절도 많이 했죠. ‘내가 이렇게 해도 티도 안 날 텐데’라는 생각 때문에요. 하지만 해가 지나고 노력한 것이 조금씩 보이니까 좋아요.”
‘우리네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그간 충무로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그렇다면 역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깡철이’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뭘까. 김해숙은 ‘현실적’이라고 답했다. 현재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춘남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때문에 ‘깡철이’가 청춘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영화의 의미를 더했다.
“우리 영화는 현실적이에요. 20대 청춘남녀들의 모습을 담고 있잖아요. 극 중 강철이는 어쩔 수 없이 검은 유혹에 들어가게 되는데 현실에서도 보면 힘든 청춘들이 정말 많잖아요. 경우만 다르고 환경만 다를 뿐 손쉽게 검은 유혹에 들어갈 수 밖에 없어요. 제일 빨리 오는 게 검은 유혹이죠. 하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인생하고 부딪히는 강철이의 모습이 지금 젊은 세대하고 너무 많이 닮았어요.”
그렇다면 김해숙이 이 시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해 주고픈 말은 없을까. 그는 짤막하게, 그러나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그리곤 환하게 웃어 보이며 청춘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영화 ‘깡철이’에 나오는 모습처럼 세상은 아직 살만해요. 그러니 꿈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해 주고 싶은 말은 '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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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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