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의 솔직한 발언과 이에 맞서는 김구라의 거침없는 질문, 그리고 신동엽의 깐족거림과 천정명의 화끈한 입담이 '화신'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마지막 방송이라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MC들과 게스트들의 조합이 어느 때보다 재미있고, 빛났다.
지난 1일 오후 생방송된 SBS 토크쇼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에는 박명수와 천정명, 그리고 김윤성이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박명수는 생방송이지만 긴장하지 않고 여느 예능프로그램에서와 똑같이 직설적이고 솔직한 토크를 이어갔고, MC 김구라와 신동엽 역시 '돌직구' 질문으로 박명수의 화끈한 입담에 맞섰다. 천정명 역시 예능인에 뒤지지 않는 솔직한 대답으로 재미를 더했다.
이날 박명수는 화제가 됐던 MBC '세바퀴' MC에서 하차하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밝혔다. 박명수는 처음 이에 대해 답하기 꺼려하는 듯 했지만, "궁합이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 서로 궁합이 안 맞는 거고, 욕심을 내면 계속 볼 사람들이 깨지니까 자진해서 반 하차한 것이다. 욕심을 더 이상 못 내겠더라. 정말 힘들었다. 녹화하러 가는 것이 정말 고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여길 나갈까' 다른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그답게 속 시원하게 하차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천정명 역시 불쾌할 수 있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며 MC들의 요구에 즉석에서 춤까지 보여줬다. 천정명은 항간에 떠도는 '게이설'에 대해 "당연히 여자를 좋아한다. 인터뷰를 하는데 남자인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고 해서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고, 지난해 '고쇼' 녹화 후 여자친구와 헤어진 사연도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최근 영화 '밤의 여왕'을 함께 찍은 배우 김민정에 대한 감정 역시 솔직하게 밝혔다. 천정명은 "김민정과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라는 질문에 "김민정 씨가 워낙 연기를 잘하니까 나도 모르게 상황에 몰입돼 연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지만 지금은 좋은 오빠 동생 사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천정명은 이날 탈모에 관한 질문에도 불쾌해하지 않으면서 그의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김구라는 천정명에게 '탈모 관리해야 하는 연예인 4위'라고 말했고, 천정명은 "이마가 넓은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탈모라는 것에 대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고민을 많이 하는데 나는 탈모가 돼서 대머리가 돼도 좋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탈모가 돼도 삭발할 것"이라고 그만의 소신을 솔직하게 밝혔다.
게스트들의 솔직한 입담 못지않게 이날 방송은 MC들의 호흡도 좋았다. 김구라는 방송 초반부터 박명수와 티격태격하며 큰소리를 냈지만 신동엽은 두 사람 사이를 잘 조절했고, 전체적인 흐름을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도 박명수에게 짓궂은 질문을 하거나 깐족거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그동안 '화신'은 개성이 강한 MC들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어느 회보다 더 재미있는 조화를 보여줬다. 신동엽과 김구라 등 MC들에 밀리지 않는 게스트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토크가 재미있었다는 반응이다.
한편 지난 2월 첫 방송된 '화신'은 배우 김희선과 개그맨 신동엽, 가수 윤종신을 MC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이후 윤종신이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고 방송인 김구라와 배우 봉태규가 새 MC로 투입돼 '화신'을 이끌었다. 하지만 낮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지난달 24일 방송부터 국내 최초로 고정 생방송 토크쇼 체제로 변화, 재정비를 해 분위기 쇄신을 꾀했지만 4%대의 시청률 저조로 결국 종영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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