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44’ LG, 끝까지 찾지 못한 2번 타자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02 07: 05

끝까지 풀지 못한 난제가 되는 것인가.
올 시즌 LG는 팀 타율 2할8푼2리, 특점권 타율 2할9푼4리로 각각 리그 전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팀 홈런 59개로 공동 7위에 그치고는 있지만, 정확한 컨택 능력을 앞세워 막강한 공격력을 뽐내는 중이다. 특히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베테랑 4인방 모두 리그 전체 타격 10위 안에 들만큼, 팀 공격의 핵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외에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시즌 중반까지 정의윤 오지환 문선재 김용의 손주인 등이 맹타를 휘두르며 빈틈없는 타선을 구축했으나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자 단체 침묵에 빠졌다. 그러면서 LG는 9월 한 달 동안 69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이 부문 8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시즌 막판까지도 확실한 2번 타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2번 타자 타율 2할4푼4리로 리그 8위다. 2번 타순이 막히니, 공격이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

해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2번 타자 출장시 박용택이 타율 3할, 이진영은 3할9푼5리, 이병규(7번)는 3할9푼3리로 활약했다. 하지만 박용택이나 이진영이 2번 타자로 나서면,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에 공백이 생긴다. 이병규(7번)는 9월 이후 타율이 2할3푼1리에 불과하다. 시즌 중반처럼 정의윤이 4번 타순에서 활약했다면, 이진영을 2번 타자로 쓸 수 있지만, 정의윤의 후반기 타율은 2할3리 밖에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대 선발투수를 염두에 두고 매일 2번 타순에 변화를 줬다. 9월 한 달 동안 손주인 오지환 권용관 김용의 문선재 정주현 등이 2번 타순에 배치 됐는데 누구도 갈증을 풀어주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오지환이 3경기 연속 2번 타자로 출장했지만, 선행주자를 진루시키는 데 애를 먹고 있다.
2위 사수를 위해 매 경기를 한국시리즈처럼 치르는 LG는 부단히 희생번트 사인을 낸다. 선취점을 통해 분위기를 가져오고, 꾸준히 점수를 쌓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매끄럽게 작전이 성공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LG 김기태 감독은 마지막까지 풀지 못한 2번 타자 문제를 두고 “원래라면 이병규(7번)가 해줘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결국 선수층의 한계가 2번 타자 부재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2번 타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학자들은 통계를 통해 1, 2, 4번, 그리고 8번 타순에 가장 잘치는 타자를 배치시키는 게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선 가장 강한 타자를 2번 타자로 쓰는 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물론 감독마다 2번 타자에 대한 성향은 차이가 있다. 발 빠른 좌타자를 배치시켜 자유롭게 작전을 구사하고 병살타를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고, 높은 출루율로 중심타선에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중점을 둘 수도 있다.
이제 3경기만 남았다. 여전히 2위 매직넘버는 3위 넥센이 쥐고 있는 상황. LG가 극적으로 2번 타자 문제를 해결, 마지막 3경기서 공격력을 되살릴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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