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전문가 예상 깨뜨린 세 가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2 10: 30

류현진(26, LA 다저스)의 빼어난 루키 시즌이 정규리그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포스트시즌 무대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은 류현진의 성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상은 예상이었고 류현진은 그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
올 시즌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안착을 넘어 핵심 선수로 발돋움한 류현진은 선발 30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내셔널리그 ‘TOP 10’에 진입하는 쾌거였다. 두 차례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기는 했지만 큰 부상과 악재 없이 무난하게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라는 ‘사이영 수상자’들에 이어 다저스의 3선발로 도장을 받은 상황이다.
사실 시즌 전 예상은 의문부호가 끊이지 않았다. MLB 첫 시즌이라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판을 쳤다. 현지 언론도, 통계적인 부분도 모두 그렇게 봤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러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뜨리며 승승장구했다. 시즌 전 예상치와 비교하면 류현진이 세간의 시선보다 얼마나 더 뛰어난 투수였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이 다저스의 4·5선발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당당히 3선발 몫을 해냈고 잭 그레인키의 부상 때는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팀 선발진을 이끌다시피했다. 팀이 힘들 때 묵묵하게 자신의 몫을 다한 것은 플러스 점수다. 기록적인 부분과 비교해도 많은 부분에서 류현진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깨뜨렸음을 알 수 있다.
시즌 전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통계 예상 전문가 댄 짐보스키는 류현진이 18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승패를 배제한 미래 예측 시스템인 ‘ZiPS’의 프로젝션 예상치였다. 다른 예측 시스템의 전반적인 예상도 비슷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 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 192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1점이나 낮은 3.00이었다. 기본적인 성적부터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세부 지표로 들어가면 장타 허용이 적었다. ‘ZiPS’는 류현진이 180이닝 동안 30개의 홈런을 허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MLB 타자들의 힘, 그리고 류현진의 결정구가 장타 위험이 있는 체인지업이라는 점, 그리고 비슷한 유형인 천웨인(볼티모어)의 지난해 성적을 고려한 수치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 절반인 15개의 피홈런을 기록했을 뿐이다. 확실히 예상치보다 적은 수치다. 류현진의 적응력을 칭찬할 수 있는 대목이다.
169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던 수치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154개) 그만큼 볼넷도 줄었다. 예상치에서 류현진의 볼넷 개수는 57개, 9이닝 환산으로는 2.85개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192이닝 동안 49개의 볼넷을 내주는 데 그치며 이 수치보다 낮은 성적을 냈다. 예상치 자체도 뛰어난 제구력을 인정받은 것이었지만 이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낸 것이다.
한편 후반기에 약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마지막 의구심도 깨끗하게 지워냈다. 현지 언론에서는 전반기 마무리 당시 “류현진이 후반기에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달았는데 류현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류현진의 후반기 성적(7승5패 2.87)은 오히려 전반기(7승3패 3.09)보다 더 좋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두의 예상과 상식을 깬 류현진의 2013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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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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