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가 급기야 '막장' 러브라인에 시동을 걸었다. 서하준과 정주연의 인연을 본격적으로 풀어내 시청자들을 경악(?)시킨 것이다.
지난 1일 방송된 '오로라공주' 96회분에서는 사랑에 상처 받은 설설희(서하준 분)와 박지영(정주연 분)의 로맨스 시작이 감지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희의 모친 안나(김영란 분)와 지영의 모친 여옥(임예진 분)이 재회해 인사를 나누던 중 서로의 집안에 대해 알게 됐다. 두 사람은 과거 오디션을 같이 봤던 사이로 서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여옥은 아들이 한의원 부원장임을 알렸고, 안나는 남편이 저축은행 사장임을 밝혔다.

안나가 27살 외동 아들 설희의 혼처를 알아보고 있다는 말에 여옥은 이를 덥석 물었다. 사랑하는 오로라(전소민 분)를 황마마(오창석 분)에게 떠나보낸 후, 부모의 뜻대로 결혼할 결심을 굳힌 설희다.
여옥은 단숨에 집에 달려가 딸 지영에게 "알던 언니 만났는데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금융재벌 집안이다. 스물 일곱 외동 아들이 있단다"라며 바람을 집어넣었다. 한 술 더 떠 "오늘부터 교양 좀 쌓아. 표정이랑 말투도 바꾸고.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배어 나오게 연습해. 오늘부터 네 DNA 자체를 바꿔. 박지영이 아니라 유럽이나 아랍 공주처럼 기품 있게"라고 '김칫국'을 마시며 딸에게 재벌가 며느리의 몸가짐을 배우라고 타일렀다.
이미 지영 역시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오로라를 살뜰히 챙기는 다정한 설희를 보며 부러워한 적이 있어 두 사람간에 핑크빛 무드가 형성될 조짐이다.
오로라와 황마마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실연을 한 설희와 지영의 갑작스러운 러브라인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 많다. 물론 인간사에서 남녀간의 인연은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황당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드라마 중심 인물들 간의 로맨스는 극적 구성이라는 것이 있듯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
갈피를 못 잡는 이 같은 전개에 시청자들은 실망을 넘어 '상처'받고 있다. 둘의 로맨스가 어떤 모양새가 될 지 모르지만, 우선적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전국기준 13.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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