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우 선발 등판, LG PO 직행 묘수될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02 10: 40

LG는 지난 9월 29일 잠실 삼성전에서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발투수 우규민을 불펜 등판시켰고, 우규민은 2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포스트시즌에서나 볼 수 있는 1+1 전략을 펼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선발 등판한 류제국은 선발승, 우규민은 홀드를 기록, LG는 1·2위 대결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선발투수 2명을 한 경기에 투입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다. 선발진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투수가 없어져버렸다. 
선택은 3년차 신예 우투수 임정우였다. LG는 2일 잠실 한화전에 임정우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첫 선발 등판으로 임정우는 올 시즌 불펜에서만 45경기 48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28 피안타율 2할3푼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26을 기록 중이다.

비록 불펜 등판이었지만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직구 구속을 140km 후반까지 올렸고 각도 큰 커브로 쉽게 상대 타자로부터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날카로운 슬라이더 또한 결정구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지난해에 이미 6번 선발 등판한 만큼, 선발투수 자리가 낯설지도 않다. 올 시즌도 우천 취소로 선발 등판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선발 로테이션 공백에 대비해 몇 차례 선발투수로 내정된 바 있다. 시범경기 기간에는 선발진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화를 상대로 7경기 10이닝을 소화하며 1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충분히 깜짝 활약을 기대할만하다.
문제는 현재 LG가 처한 상황이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3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여전히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3경기를 모두 가져가도 넥센이 4승하면 플레이오프 직행에 실패한다.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 그만큼 임정우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이날 경기다. 
결국 '플랜 B'를 계획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임정우의 호투가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신재웅이나 우규민을 롱맨으로 활용할 수 있다. 9월 30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신재웅은 2⅓이닝 동안 투구수 39개만을 기록했고 우규민은 불펜 등판 후 이틀을 쉬었다. 두산전서 2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김기표 또한 히든카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 
LG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10승 4패,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화와 맞붙은 4경기 중 1경기만을 가져가갔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한화의 고춧가루가 갈 길 바쁜 LG의 발목을 잡곤 했다.
2위를 사수하기 위해선 최소한 한화와의 남은 두 경기는 모두 가져가야한다. LG가 승리를 쌓지 못하면 넥센이 패해도 의미가 없다. 3일까지는 순위 판도에 윤곽이 드러나는 게 편하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인 5일 두산전서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LG가 묘수를 통해 살얼음판 2위 싸움서 승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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