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특히 일요일 저녁 예능은 방송사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온 가족이 시청하는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을 맡은 PD가 각 방송사에 가장 큰 존재감과 책임감을 갖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일요예능은 현재 관찰 리얼 버라이어티 붐을 타고 다들 비슷비슷한 모습이다. 시청률 1위는 오랜 어둠을 벗고 단숨에 분위기 쇄신을 꾀한 MBC '일밤'. 두 코너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모두 출연자들의 여행기, 병영 체험을 각각 다룬 관찰 예능이다. 지난 달 30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는 18.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진짜 사나이'는 18.2%를 각각 기록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역시 출연자들이 우리나라 팔도강산을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관찰 예능이다. 예전보다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어느 정도 고정 시청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방송에서 9.8%를 기록했다. 또 다른 코너인 '맘마미아'는 집단 토크쇼 포맷으로 6%를 기록, 아직까지 일요 예능프로그램 중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와중에서 눈여겨볼 것은 2위인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모습이다. 지난 달 30일 방송에서 13.5%를 나타내며 동시간대 일요예능 중 2위의 자리를 지켰다. 유일한 '탈 관찰 예능'이란 점이 '런닝맨'을 특별하게 만든다.
'런닝맨'은 방송인 유재석이 2010년 2월 종영한 '패밀리가 떴다' 시즌 1 이후, 5개월만에 SBS에 복귀한 프로그램이였다. 지난 2010년 7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방송됐다.
3년여가 지나는 동안 시청률이나 시청자 반응에서 오르내림은 있었지만, 꾸준히 안정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열광적인 인기를 얻어내고 해외에서 열띤 반응을 얻는 차별적인 프로그램이 됐다.
매주 미션이 주어지고 멤버들이 좌충우돌하며 이를 수행하는 '런닝맨'은 초반에는 "멤버들이 무엇을 하는 지 모르겠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자기네들끼리의 놀이"라는 비판도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왁자지껄한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적응시키는 데 성공했다.
매주 바뀌어 지루할 틈 없는 게임 내용과 멤버들의 확실한 캐릭터가 인기의 동력이다. 일요 버라이어티 중 유일하게 남성과 여성 멤버가 조합된 혼성 예능이기도 하다. 넓게 보면 관찰 예능에 속하지만, 빠른 호흡과 왕성한 게스트 활용으로 요즘 관찰 예능과는 확실히 다른 지점이 있다. 비슷비슷한 포맷의 예능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런닝맨'은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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