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2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부임 첫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잇딴 부상 속에 선수단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류 감독이 "2011년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류 감독은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의 감독이 되면 몰라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6년간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선동렬 전임 감독은 2005,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 2010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뒤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류 감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류 감독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2011년 전훈 캠프가 끝난 뒤 한국에 오기 싫었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류 감독은 야통 열풍을 일으키며 사상 첫 아시아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류 감독은 "첫해에는 무난하게 하다보니 우승을 했고 작년에는 전년도 우승을 했으니 또 해야 했다"며 "어떤 사람들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했으니 여유있게 하는 것도 괜찮지 않냐'고 하는데 승부는 이겨야 한다.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3연패를 향한 전의를 불태웠다.
류 감독에게 올 시즌 투타 수훈 선수를 묻자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토종 4인방의 활약이 아주 컸다"고 박수를 보냈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 속에서도 토종 4인방이 나란히 10승 사냥에 성공하며 사자 군단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공격에서는 채태인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류 감독은 "채태인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잘 해줬다. 어깨 부상에서 복귀한 뒤 해결사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류 감독은 "8연승이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며 "주장 최형우를 비롯해 이승엽, 진갑용, 배영수 등 고참급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이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우리는 4강보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는 자존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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