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규시즌 3연패] 삼성표 시스템 야구, 선두 질주의 원동력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0.02 22: 05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2일 사직 롯데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었다.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뛴다는 것 자체가 험난한 길이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단일리그 기준으로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대체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팀들은 그 과정에서 타이트한 승부를 계속 경험하게 된다. 이로 인해 3년째에 접어들면 선수들이 피로 누적을 호소한다.
또한 다른 팀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게 된다.'레전드급 전력'으로 거론됐던 프로야구 역사상의 몇몇 팀들도 결국엔 3년째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삼성은 목표를 성취했다. 물론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하면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 특유의 DNA라 할 수 있는 '시스템 야구'를 통해 끈끈한 저력을 보였다.

삼성 라이온즈의 하드웨어 시스템 강화는 일찌감치 이뤄졌다. 지난 1996년 3월 경북 경산시 진량면 선화리에 대지면적 1만1566평의 공간에 경산볼파크가 준공됐다. 기존의 전용구장 시설을 현대화하는 이 프로젝트에 당시 108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환경을 감안하면 선진적이고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2002년 첫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에는 2003년 3월에 7억원을 투자해 경산볼파크에 역사관을 짓기도 했다. 경산볼파크는 이후 라이온즈 역사에서 하드웨어 시스템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오로지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경산볼파크의 파격적인 시설 덕분에, 삼성라이온즈는 1997년 이후 한차례(2009년)를 제외하고 매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선구자 역할을 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경산볼파크는 그후 각 구단 전용훈련장의 본보기가 됐다. 롯데가 2007년 10월 김해시 상동면에 상동야구장을 개장했다. 최근에는 KIA가 전남 함평군에 대규모 전용훈련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한화와 SK, LG, 두산 등도 신규 전용훈련장을 개장했거나, 더 나은 훈련장을 준비중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산볼파크가 프로야구 전체 인프라를 발전시키는데 있어 좋은 모델이 됐다는 건 분명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경산볼파크와 같은 굵직한 하드웨어 못지 않게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써왔다. 지난 4월과 5월, 구단은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 숙소인 리잔시파크호텔의 주방장을 포함한 관계자 3명을 두차례에 걸쳐 한국으로 초청했다.
이들은 경산볼파크와 홈구장인 대구구장, 또한 서울 원정 숙소와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의 식사 메뉴를 살펴봤다.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 지 파악해 전지훈련때 적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이 야구단에 윤활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일이다.
전훈캠프 시스템을 최상으로 갖추려는 노력은 지난 2005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는 괌의 레오팔레스 리조트와 오키나와의 온나손으로 이어지는 전지훈련 동선을 처음 가동했다. 두 곳 모두 현지에서 접할 수 있는 최상급 야구장을 갖춘 장소다.
특히 오키나와의 아카마구장은 일본 프로야구 1군 팀들이 탐낼 정도로 깔끔한 시설을 자랑한다. 그후 삼성 라이온즈는 온나손 측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웨이트트레이닝장을 구축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실내훈련장도 완공했다. 실내훈련장 완공으로 아카마구장은 명실공히 '완전한 시설'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카마구장은 지난 수년간 삼성 라이온즈가 좋은 성적을 내는데 있어 밑바탕이 돼왔다.
지난 2010시즌이 끝난 뒤 취임한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은 통합 전략 야구정보시스템 개발을 이끌었다. 2011년 4월부터 1년간 개발비 35억원과 프로그래머 40여명이 투입돼 새로운 시스템인 '스타비스(STABIS)'가 완성됐다.
'스타비스'는 경기 전력 분석은 물론 선수 정보, 스카우트를 포함해 구단 전체 업무를 아우르는 통합정보시스템이다.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선수들은 과거 특정 시점의 본인 출전 경기 동영상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부상 선수의 의료영상 기록도 체크할 수 있다. 선수들이 모바일로 경기기록과 영상을 받아볼 수 있는 구단은 현재 삼성 뿐이다.
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한 건 삼성 라이온즈가 향후 어떤 조건 하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건실한 구단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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