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수년간 외부에서 대형 FA를 영입하지 않았다. 대신 내부적으로 선수 육성에 힘썼다. 코칭스태프 숫자를 늘리고 3군을 정착시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대형 FA 영입은 당장은 전력에 도움이 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2,3군 선수들의 의욕 저하를 부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해 2,3군 선수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운영 방침을 설정했다.
그 결과 최근 몇 년에 걸쳐 김상수, 이영욱, 정인욱, 정형식, 심창민, 배영섭, 이지영 등 1군 전력을 자체적으로 키워냈다. 올시즌에는 김현우, 정현 등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 기회를 얻기도 했다. 같은 맥락으로 시즌 막판에는 김태완, 이상훈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부 육성을 통한 세대교체야말로 팀을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이다. 삼성은 9개 구단 최다인 23명의 전체 코치진이 이른바 '전담 코치제' 형태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8월 이후 주요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입는 험난한 여건 속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는 '이 빠진 자리에 새 이가 돋는' 강인함을 입증했다.
아울러 삼성 라이온즈는 몇차례 수술 이후 재기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던 만 30세 투수 신용운을, STC(삼성트레이닝센터)와 경산볼파크의 재활시스템을 통해 다시 1군 무대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 목표를 제시해주고 의욕을 불어넣어주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케이스라는 게 프로야구 전문가들의 평가다.
선수들의 군복무 문제를 체계적인 로테이션으로 관리하는 것도 삼성 라이온즈의 강점이다. 포지션별로 빈자리가 없도록, 향후 4~5년까지 내다보는 장기 플랜을 통해 선수들의 군 관리를 이어오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군복무를 마친 투수 임현준, 외야수 이영욱과 문선엽 등이 복귀한다. 또한 내년 시즌이 끝나면 투수 임진우, 박민규, 정인욱과 내야수 구자욱이 돌아오게 된다.
류중일 감독은 "(계약 기간이 있는) 감독 입장에서야 좋은 선수들을 군에 보내지 않고 같은 시기에 데리고 있으면서 쓰는 게 훨씬 이득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원활한 로테이션이 돼야 한다"고 인적 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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