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진출' 서울, 빛나서 더 아쉬운 차두리 공백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0.03 06: 59

'차미네이터' 차두리(33, 서울)는 이란 원정길에서도 빛을 잃지 않았다. 4강 1차전서 에스테그랄을 효과적으로 봉쇄한 차두리가 그들의 홈인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도 맹활약,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차두리는 3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ACL 4강 2차전 에스테그랄과 경기에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이날 결과로 서울은 1, 2차전 합계 4-2를 만들며 사상 첫 ACL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차두리는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결승에 진출해 한국 축구가 아직 아시아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각오대로,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차두리는 수비는 물론 오버래핑을 통해 오른쪽 측면에서 적극적인 침투로 에스테그랄을 위협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오른쪽을 지배한 차두리-고요한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차두리가 빛난 장면은 후반 33분 상황이었다. 후반 파상공세 속에서 모하마드 가지에게 1-2 역전골을 내준 서울은 압도적인 관중의 응원 속에서 에스테그랄에 바짝 쫓겼다. 하지만 후반 33분,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치고 올라간 차두리가 절묘하게 반칙을 유도해냈다.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김진규는 침착하게 슈팅을 성공시켜 2-2 동점을 만들었다.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서울이 사상 첫 ACL 결승 진출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후반전 잇딴 실점으로 흔들릴 수도 있었던 서울의 무게중심을 잡고, 으뜸 도우미 역할을 해낸 차두리의 활약이 인상적인 이유다.
하지만 서울의 오른쪽 측면에 든든한 무게를 잡아준 차두리의 활약은 동시에 아쉬움도 남겼다. 지난 1차전 경기 당시 경고 한 장을 받았던 차두리는 이날 경기서도 옐로카드를 받아 오는 26일 열리는 광저우와 결승 1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묵직하게 빛난 활약 때문에 더 아쉽게 느껴지는 차두리의 공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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