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운, "우승한다면 모든 걸 보상받는 기분일 듯"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0.03 06: 27

2일 사직구장.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 자이언츠를 9-2로 꺾고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달성했다. 경기 후 삼성 선수단 전원이 사전에 제작한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마운드에서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기념하는 현수막을 펼쳐들고 단체촬영을 했다.
안지만처럼 "한두번 우승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자꾸 해보니 기쁘다"는 소감이 대부분. 이 가운데 눈시울을 붉히는 선수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신용운이 그 주인공.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현역 은퇴 위기까지 처했던 그는 생애 첫 정규시즌 우승의 기쁨을 맛본 뒤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전주고를 졸업한 뒤 2002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신용운은 2003년 11승 3패 4세이브 11홀드(평균자책점 3.63)를 기록하는 등 전천후 투수로서 KIA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2005년 8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신용운은 1년 뒤 1군에 복귀해 4승 2홀드(평균자책점 0.72)를 찍으며 부활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지만은 2009, 2010년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부상 악령과의 사투를 벌였다.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신용운은 지난 시즌 내내 오른쪽 어깨 및 팔꿈치 재활 훈련에 몰두했었다. 신용운은 눈물겨운 노력 끝에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올 시즌 44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2.03을 거두며 1위 등극에 이바지했다.
"3루 불펜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9회 2사 후 동료 선수들과 '한해동안 고생했다'고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정규시즌 3연패 기념 티셔츠를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데 기분이 좀 이상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느낌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신용운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생애 첫 정규시즌 우승 소감을 전했다.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던 신용운은 동료 투수들에게 "우승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윤성환, 오승환, 안지만 등 삼성 투수들은 "여기 있으면 우승하게 돼 있다"고 당연한 듯 말했다.
이어 그는 "숙소에서 저녁을 먹는데 (윤)성환이형이 '이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으니 무조건 우승한다'고 하더라. 정말 그 자리에 함께 있고 싶다"고 덧붙였다.
혹사, 수술, 재활 등 고난의 세월을 보냈던 신용운은 "한국시리즈 우승만 할 수 있다면 지금껏 고생했던 걸 다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그나마 조금은 보상받은 기분이다. 우승을 하게 된다면 모든 걸 보상받는 기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신용운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지금껏 자신을 위해 헌신했던 트레이너들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신용운은 삼성 이적 후 아주 소중한 친구를 얻었다. 이우선, 안지만, 신용운, 장원삼, 권혁, 이동걸(이상 투수), 조동찬(내야수), 최형우(외야수) 등 83라인이 그들이다. "동기들이 정말 의리가 있다. 속도 깊고 따뜻하다. 나는 정말 복받았다. 이곳에 와서 좋은 코치님들과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다들 잘 왔다고 하시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신용운은 우승 반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두둑한 보너스도 좋지만 우승 반지 한 번 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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