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 플레이 손흥민, '불완전 연소' 68분의 아쉬움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0.03 05: 47

손흥민(21, 레버쿠젠)이 두 번째 UCL 무대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의욕이 넘치는 플레이로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었지만 '불완전 연소'였다.
손흥민은 3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리는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68분을 뛴 후 로비 크루스와 교체됐다. 팀은 2-1로 승리했다.
지난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 이어 UCL 무대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슈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과 함께 레버쿠젠의 공격을 주도했다. 경기 내내 활발하게 움직이며 날카로운 침투와 연계 플레이, 파울 유도까지 해내며 시종일관 눈에 띄었다.

특히 전반 종료 직전 왼쪽 측면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미켈 곤살레스의 파울을 유도, 프리킥을 얻어낸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얻어낸 프리킥은 샘의 크로스를 거쳐 시몬 롤페스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손흥민이 팀의 첫 득점을 만든 시발점이 된 셈이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후반 5분만에 카를로스 벨라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1-1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좀처럼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공방전을 계속했고, 사미 히피아 감독은 비장의 카드로 후반 23분 손흥민을 빼고 크루스를 투입하며 공격진의 변화를 꾀했지만 해답은 되지 못했다.
손흥민으로서는 아쉽게 느껴질만한 교체였다. 이날 손흥민은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침투로 레버쿠젠의 공격을 이끌었다. 왼쪽 측면을 확실하게 지배하며 키슬링과 연계 플레이로 레알 소시에다드의 문전을 휘저었다. 전반전 볼 점유율이 46%로 약간 뒤졌음에도 불구하고 슈팅 수에서 14개로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손흥민과 키슬링이 좋은 호흡을 과시하며 문전까지 공을 끌고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손흥민이 교체된 후에도 레버쿠젠의 공격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은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후반 40분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아쉽게 슈팅 기회를 놓친 크루스의 모습이 더 큰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비록 후반 추가시간 옌스 헤겔러의 극적 프리킥골로 2-1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홈에서 극장 경기 끝에 아슬아슬하게 거둔 이날 승리는 UCL을 돌파해나가야하는 레버쿠젠에 있어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히피아 감독이 손흥민을 좀 더 믿고 그라운드에 남겨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날카로운 침투와 점점 더 좋은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의 '불완전 연소' 68분이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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