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수 정현석(29)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00안타를 돌파했다.
정현석은 지난 2일 잠실 LG전에 6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2루타 1개 포함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때리며 개인 통산 처음으로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100안타를 돌파했다. 세 자릿수 안타도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경희대 시절까지 투수였던 정현석은 2007년 고향팀 한화에 신고선수로 입단하며 외야수로 전향했다. 2010년 좌투수 상대 전문 타자로 1군에서 활약하며 타율 2할6푼2리 53안타 4홈런 24타점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1~2012년 경찰청에서 군복무하며 퓨처스리그에서 2년간 타율 3할5푼9리와 2루타 60개로 기량을 갈고 닦았다.

제대 후 첫 시즌이 된 올해 이대수와 함께 야수 중에서는 유이하게 한 번도 1군 엔트리 말소없이 풀타임으로 뛰고 있는 정현석은 119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100안타 4홈런 27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우며 이 부문 23위인데 한화 팀 내에서는 김태균(.317)과 최진행(.300) 다음으로 높은 기록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9월 이후 활약이다. 정현석은 9월 이후 25경기에서 91타수 30안타 타율 3할3푼 3홈런 10타점으로 불방망이를 치고 있다. 2루타도 6개나 터뜨리며 장타율이 4할9푼5리이고, 볼넷 10개와 몸에 맞는 볼 3개로 출루율도 4할1푼3리. OPS가 .908로 시즌(.735) 기록을 훌쩍 넘으며 리그에서도 정상급이다.
시즌 중반까지 정현석은 기대보다 실망에 가까웠다. 입대 전까지 주전이 아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봐줄 만한 성적이었지만 경찰청에서 워낙 향상된 기량을 보이며 기대치가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었다. 장타를 생산하지 못하고, 찬스에 약한 모습은 정현석에게 기대한 장면이 아니었다. 그런데 9월 이후로는 시즌 전 정현석에게 기대했던 이상적인 모습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장타력의 향상이다. 정현석은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지만 중장거리 타자로 탄도가 좋은 타구로 2루타를 많이 양산하는 스타일이다. 올해 장타가 19개 나왔는데 9개가 9월 이후 집중되고 있다. 장타력이 향상되면서 상대도 보다 신중히 승부하고 있고, 정현석도 말려들지 않고 볼넷을 골라내며 선구안까지 발휘하고 있다.
정현석은 "타격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그동안 나만의 것에 갇혀 있었다면 이제는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에는 공 맞히기에 급급했지만 이제는 타격다운 타격을 하고 있다"며 "김성한 수석코치님과 장종훈 타격코치님의 조언으로 테이크백 동작을 한 번에 가져가고 있다. 이후 힘이 실리고 장타도 잘 나오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복귀 첫 시즌 막판부터 확실히 감을 잡은 정현석. 벌써부터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점점 높여가는 초가을 맹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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