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종영하는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끈 것은 배우 소지섭의 연기 변신도 한 몫을 했다.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의 귀재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연기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공효진의 열연, 그리고 소지섭의 연기 변신에 힘입어 방송 이래 줄곧 시청률 1위를 달렸다.
무엇보다도 소지섭은 이 드라마에서 기존의 매력적인 남성성에 까칠하면서도 다소 코믹스러운 면모를 덧입혔다. 그가 연기한 쇼핑몰 사장 주중원은 과거 여자친구가 자신을 납치해서 100억 원대의 보석을 갈취했다는 상상할 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인물.

때문에 만사에 까칠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하지만 귀신을 보는 여자 태공실(공효진 분)을 만난 후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 후 아픔이 드러나며 여성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소지섭은 상처를 가진 까칠한 남자인 주중원을 연기하며 천의 얼굴을 보여줬다.
주중원이라는 인물이 방영 전 ‘홍자매’의 전작인 ‘최고의 사랑’ 속 오만방자한 톱스타 독고진(차승원 분)과 차별점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홍자매’의 차승원과 소지섭은 달랐다. 차승원이 귀엽고 엉뚱하게 까칠한 남자를 표현했다면, 소지섭은 까칠한 이유가 있는 내면의 상처를 캐릭터에 녹였다. 소지섭 특유의 슬픈 눈빛은 차별화 키워드였다.
그동안 남성적인 모습으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던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코믹 연기도 맛깔나게 소화했다. 그는 1997년 드라마 ‘모델’로 데뷔한 후, ‘유리 구두’(2002), ‘천년지애’(2003), ‘발리에서 생긴 일’(2004),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카인과 아벨’(2009), ‘유령’(2012) 등 주로 진중하고 멋스러운 역할을 맡았다. ‘주군의 태양’은 그동안의 작품에 비해 코믹 요소가 들어가며 다소 캐릭터의 힘이 빠진 인물이었다.
소지섭은 진중한 연기 뿐만 아니라 다소 웃음을 유발하는 빈구석 가득한 남자를 연기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주주원이 말끝마다 내뱉는 ‘꺼져’라는 대사는 소지섭의 짜증 가득한 표정과 얼굴을 위 아래로 훑는 화려한 손짓이 더해지며 ‘주군의 태양’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소지섭은 ‘홍자매’ 특유의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을 맞춤옷 입은 것 마냥 완벽하게 표현했다.
또한 소지섭은 즐거운 촬영장 분위기를 이끌며, 주연배우의 책임감을 다했다. ‘주군의 태양’의 한 관계자는 3일 오전 OSEN에 “소지섭 씨가 이번 드라마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면서 “공효진 씨를 비롯해서 다른 배우들에게 힘을 북돋을 수 있는 농담도 하고, 언제나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예의를 갖추며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이처럼 ‘주군의 태양’을 인기 드라마 대열에 올린 소지섭은 연기 변신에 있어서 좀 더 자유로운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군의 태양’은 지난 2일 방송에서 서로를 위해 안타까운 이별을 했던 주중원과 태공실이 1년 만에 재회했다. 이제 남은 1회 동안 두 사람이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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