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로맨틱코미디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으로 1년 만에 돌아온 홍자매는 지난 8월 첫 방송부터 종영까지 매회 화제를 몰고 다녔다. 특히 이번에는 달콤한 로맨틱코미디에 섬뜩한 호러를 버무린 복합장르로 신선함까지 더했다는 평이다.
3일 17회를 끝으로 종영되는 '주군의 태양'은 첫 회부터 1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줄곧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후 16~17%대 시청률을 유지해왔고,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16회가 19.7%의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24%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지만 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낮아져 20%만 넘어도 대박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주군의 태양'의 인기 역시 대단하다.
'주군의 태양'은 귀신 보는 여자 태공실(공효진 분)과 모든 인간관계를 돈으로 따지는 '재벌남' 주중원(소지섭 분)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코미디호러.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 등을 통해 '로맨틱코미디의 대가'라는 별명을 얻은 홍자매가 또 한 번 특기를 발휘했다. 특유의 독특한 캐릭터와 대사, 그리고 로맨스와 호러가 결합한 장르로 홍자매의 저력을 과시한 것. 첫 방송부터 종영까지 영화 포스터와 영상 편집을 이용한 다양한 패러디물이 등장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군의 태양'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복합장르를 쉽고 재미있게 풀면서도 미스터리한 인물과 귀신을 배치해 긴장감을 놓치지 않은 것에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역시 법정스릴러에 로맨스와 판타지를 더해 큰 인기를 끌었다. 두 작품 모두 로맨틱코미디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신선한 소재를 더하며 새로운 재미를 줬다는 반응. 또 공포장르에만 등장하던 귀신을 무섭게, 때로는 귀엽고 웃기게 등장시켜 소재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평이다. 특히 '주군의 태양'은 태공실이 보는 귀신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매회 새로운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는 평가도 상당하다. 그러면서도 '주중원 100억 납치사건'과 태양과 주군의 로맨스에 중심을 둬 이야기가 흐트러지지 않게 했다.
뿐만 아니라 '주군의 태양'은 반전과 미스터리 코드를 더해 몰입도를 높였다. 15년 동안 주중원 곁을 지키며 그의 손과 발 노릇을 해줬던 김귀도 실장(최정우 분)은 사실 납치사건의 진범인 차희주(한보름, 황선희 분)의 외삼촌이었다. 그는 납치사건 때 죽은 차희주와 연관된 인물인 주중원을 찾아갔다가 상처받은 모습을 본 후, 그의 곁을 지키게 된 거. 또 중반부에 등장해 주중원에게 접근했던 미스터리한 여인 한나 브라운(황선희 분)은 사실 차희주였다. 과거 자신을 찾아온 쌍둥이 언니 한나를 차희주인 척 죽게 만들고 자신이 그 삶을 훔쳐서 살고 있었던 것. 결국 납치사건의 모든 일은 차희주가 꾸민 일로, 주중원의 첫사랑은 차희주가 아닌 한나였다.
또 주군과 태양의 특별한 로맨스 역시 '주군의 태양'의 인기를 이끈 요인 중 하나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두 사람은 완벽한 어울림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줬다. 특히 주군과 태양의 로맨스가 깊어지면서 시청률도 18%대로 상승했다. 여배우로서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공효진의 열연과 특유의 아련한 눈빛에 '까도남'의 매력을 갖춘 소지섭의 궁합은 장난스럽지만 귀엽고 애틋한 두 사람의 로맨스와 잘 어울렸다. 특히 공효진은 홍자매의 특별한 캐릭터를 유독 사랑스럽게 소화하는 배우라는 평까지 받았으며, 오랜만에 가벼운 역할에 도전한 소지섭 역시 '재발견'이라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로맨틱코미디호러라는 복합장르를 통해 다시 한 번 스타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 홍자매, 종영 1회를 앞두고 또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만큼, 마지막까지 폭발력을 발휘하며 시청률 20%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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