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도루’ 김재현의 무시무시한 기동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3 20: 59

팀 내에서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출루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게 항상 문제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활발하게 출루한 김재현(26, SK)이 무시무시한 기동력까지 과시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재현은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중견수 및 1번 타자로 출전, 3타수 3안타 2볼넷 4도루 1타점 3득점의 원맨쇼를 선보였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1번 타자 정근우, 그리고 중견수 김강민의 부재를 틈타 최근 출장 경기가 많아지고 있는 김재현은 이날 리드오프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미 지난해 주로 대주자로 투입돼 12개의 도루를 기록한 김재현이었다. 그만큼 빠른 발은 인정을 받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때는 조이 코라 인스트럭터로부터 기동력을 호평받기도 했다. 팀이 기대를 건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정작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 충수염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렀다. 이만수 SK 감독도 “김재현의 이탈로 대주자감이 마땅치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낼 정도였다.

그러나 김재현은 최근 꾸준하게 출장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일 경기는 결정판이었다. 1회부터 방망이와 발에 모두 불이 났다. 1회 좌익수 옆 2루타로 출루한 김재현은 1사 후 이재원의 타석 때 3루를 훔쳤다. 이재원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3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고른 뒤 역시 2루를 훔쳤다.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넥센 배터리를 성가시게 한 활약이었다.
2-3으로 뒤진 4회에는 2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해결사 몫까지 톡톡히 했다. 7-6의 1점차 리드 상황이었던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박재상 타석 때는 2루를, 이재원의 타석 때는 3루를 연거푸 훔치며 1경기 4도루의 기록을 완성했다. 이재원이 2루 땅볼 때는 빠른 발을 이용해 홈을 파고들며 추가점을 냈다. 김재현의 발이 없었다면 1회와 6회 득점은 있을 수 없었다. 김재현은 경기 후 "도루는 자신이 있었다"라고 밝게 웃었다.
김재현은 "프로데뷔 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경기를 펼쳤다. 기회를 잡고 싶었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고 싶었는데 오늘 4개를 추가해서 그 기록을 이뤄 기쁘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김재현은 "올해 시즌 초부터 1군에서 출발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내년에는 꼭 시즌 초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위치히터의 길을 선택한 김재현은 타고난 발을 가지고 있어 팀 자체의 기대가 크다. 출루만 좀 더 많이 할 수 있다면 능히 20~30개의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한창 좋을 때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SK의 반격 무기이기도 하다. 비록 올 시즌은 몇몇 악재에 큰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향후 SK의 전망을 밝히는 맹활약이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