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에이스 김광현(25)이 경기 시작이 아닌 끝을 책임졌다. 이례적인 마무리 기용에 대해 김광현은 일단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김광현은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10-6으로 앞선 9회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SK는 선발 조조 레이예스가 4이닝 밖에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 박정배 박희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특히 마무리 박희수가 7회에 마운드에 오름에 따라 김광현을 마무리로 투입시킬 것이라는 이만수 SK 감독의 구상이 점차 현실화됐다. 그리고 김광현은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인 송지만을 3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3루수 김상현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 없이 나머지 타자들을 차분하게 처리했다. 구위 등에 특별한 문제가 보이지는 않았다. 이택근을 삼진으로,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김민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난하게 1이닝을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오랜만의 경기 출전이라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약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몸을 충분히 풀고 올라가서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면서 “평상시와 별반 다르지 않게 마운드에 올라갔다. 어깨나 안 좋거나 아픈 것은 없다”라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까지 총 13번 불펜에서 출격했다. 그러나 그 때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다. 컨디션 점검, 혹은 경기 일정상의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김광현이 경기 마지막 투수로 등판한 것은 2011년 9월 22일 사직 롯데전 이후 742일 만이었다. 이런 김광현의 마무리 투입이 일회성 이벤트가 될지, 아니면 내년 SK 불펜 개편의 시발점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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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