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 드라마 '비밀'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황정음이라는 배우가 이끌어가는 '비밀'의 처절한 내러티브가 시청자를 빠져들게 했다.
지난 3일 방송된 '비밀' 4회에서는 교도소에서 생활하며 격변을 경험하는 유정(황정음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정은 결혼을 약속한 도훈(배수빈 분)의 뺑소니 죄를 뒤집어쓰고 그의 손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집단 폭행을 당하는 등 힘겨운 생활을 이어나갔다.
또 임신한 줄도 몰랐던 아이인 산이를 낳고 그를 키우는 낙으로 지내던 유정은 믿고 의지했던 감방 동기에게 배신당해 아동학대 혐의까지 받고 아이와 생이별하는 고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황정음의 연기력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성애를 폭발시킨 황정음은 망가짐도 불사, 아이를 찾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발버둥 치는 처절한 연기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비밀'은 사랑을 위해 희생하는 가난한 한 여자 유정과 권력과 사랑 앞에 흔들리는 도훈, 재벌가의 자제로 복수심에 불타는 민혁(지성 분)과 그를 사랑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세연(이다희 분) 등 틀에 박힌 인물 설정으로 의구심을 자아냈던 것이 사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의 폭풍 전개가 이어지며 중심에 있는 황정음의 연기력이 빈틈없는 개연성을 부여,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동안 작품에서 주로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황정음이지만, 이번에는 확연히 다르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억척 순정녀에서 아이를 품은 모성애까지 단 4회 만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황정음이 '비밀'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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