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직행의 희망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LG가 하루 만에 2위 자리에 복귀,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LG는 3일 잠실 한화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1-0으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하며 SK에 패한 넥센을 제치고 2위가 됐다. 이날 한화에 패했다면 LG의 2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만큼 이번 승리는 최근 가파른 추락에 브레이크를 건, 기사회생 그 자체다.
아직 자력으로 2위를 차지할 수는 없다. 여전히 매직넘버는 넥센이 갖고 있다. 넥센이 4일 광주 KIA전과 5일 대전 한화전을 모두 승리하면 2위가 된다. 그러나 한 경기라도 넥센이 패하면, 2위는 5일 LG와 두산의 시즌 최종전 승자가 차지한다. 서울 세 팀이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치열한 2위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LG에 있어 최고의 시나리오는 4일 넥센이 KIA에 패배, 넥센의 2위 가능성이 소멸되는 것이다. 이후 두산과의 최종전을 가져가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얻는다. 하지만 넥센이 KIA를 꺾는다면, 경우의 수를 따지면서 최종전에 임해야 한다. 5일 두산전과 넥센-한화전이 같은 시간에 열리기 때문에 두 경기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면서 경기를 운용할 수밖에 없다.
이미 LG는 경우의 수에 따른 운용 방향을 잡아 놓은 상태다. LG 김기태 감독은 3일 한화전을 앞두고 “마지막 날에 순위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계산할 수 있다”며 “다른 쪽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는 일단 5일 두산전 선발투수로 신재웅과 류제국을 모두 준비시켰다. 또한 레다메스 리즈를 제외한 모든 투수를 대기, 최종 순위에 맞춰서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하려 한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5일 두산전 선발투수는 일단 신재웅으로 잡아 놓았다. 그러나 류제국이 선발 등판할 수도 있다”며 “류제국이 선발 등판하면, 준플레이오프를 염두에 두고 긴 이닝을 던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리즈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4일 휴식이지만 시즌 내내 일주일 2번 등판해온 만큼, 등판 간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수진 운용 또한 다양하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병규(9번)는 3일 한화전을 통해 타율 3할4푼9로 올 시즌 규정 타석을 채웠다. 즉, 더 이상 이병규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아도 된다. 경기 초중반 이병규가 출루하거나 수비 강화가 필요할 때 대주자나 대수비 투입을 주저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하나 지켜볼 부분은 5일 은퇴식이 예정된 최동수의 엔트리 합류 여부다. 김 감독은 “5일 최동수가 나갈 수 있는 경기가 되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 순위가 마지막 경기를 통해 가려지게 된 만큼, 최동수를 엔트리에 넣지 않을 확률도 있다. 엔트리에 넣어도, 경기 후반 여유가 있을 때 대타로 투입시킬 가능성이 높다.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천국에 닿는 팀은 세 팀 중 한 팀 밖에 없다. 2위에 오르지 못한 나머지 두 팀은 이틀 휴식 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임한다. 페넌트레이스 막판까지 순위 경쟁에 임한 만큼, 정상 컨디션에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르기란 쉽지 않다. 반면, 2위를 차지하면 플레이오프 1차전인 오는 16일까지 11일의 휴식기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LG 선수들은 플레이오프든 준플레이오프든 담대한 마음으로 임하려 한다. 투수조 조장 봉중근은 3일 한화전 승리 후 “어차피 올 시즌 우리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위에서 3, 4위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중요한 것은 분위기다. 어떤 분위기에서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느냐가 중요하다.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이 경기가 지난 9경기 부진을 잊을 수 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순위에 상관없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올 한 해 LG는 매달 위아래로 가파른 그래프를 그리며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왔다. 4월 중순까지 5할 승부를 하다가 이후 한 달 동안 패배가 반복되며 급격히 순위가 떨어졌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7월까지 폭주, 무섭게 승리를 쌓아 상위권에 도달했다. 그리고 드라마의 마지막 장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또 하나의 반전 가능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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