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의 처갓집 적응기는 예상했던 만큼 쉽지 않았다. 말수 없는 사위는 마냥 어렵기만 한 장인-장모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장인-장모 역시 딸 없이 사위와 보내는 시간에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터프 가이의 대명사 배우 김보성은 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이하 '자기야')에서 16년 만에 아내 없이 홀로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처갓집에 소환돼 장인-장모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군인 출신인 김보성의 장인은 선글라스를 낀 채 만만치 않은 ‘포스’를 풍기며 사위를 맞이했다. 장모는 인터뷰 영상에서 사위와의 관계에 대해 “인사를 할 정도”라며 어색해했다.

아니나 다를까. 세 사람 사이에서는 숨 막히는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다. 김보성은 장인-장모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의 마당에 하릴없이 앉아있었고 보다 못한 장모는 “옷을 갈아입으라”며 집 열쇠를 건넸다.
처갓집에 들어간 김보성은 옷을 갈아입은 후 바로 내려가지 않고 TV 앞에 앉았다. 어색한 슈퍼에 돌아가기보다 소파에 드러누워 혼자만의 편한 시간을 보내려한 것. 그러나 곧 TV 켜는 방법을 몰라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가 고프다”며 장인-장모께 밥을 차려달라고 이야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아내는 장모에게 전화를 걸었고 남편의 밥을 챙겨 달라 부탁했다.
장인-장모는 모처럼 찾아온 사위를 위해 고기를 구워 대접했다. 장인은 “자네는 뭘 좋아하느냐. 그렇게 오래 있어도 자네가 뭘 좋아하는지 못 봤다”며 사위에게 말을 걸었고, 매운 것을 좋아한다는 김보성의 대답에 “매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TV에서 봤다. 그거 하나는 안다”라고 관심을 표했다. 사위에 대한 것들을 TV를 통해 알아가는 장인-장모의 모습이 지켜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식사를 한 후에도 어색함은 계속됐다. 김보성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장인에게 동전을 빌려 슈퍼마켓 앞 오락기에서 오락을 했다. 또 잠시 슈퍼마켓을 봐달라는 장인-장모의 말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슈퍼를 보는 동안 그는 계산대에 서서 손님에게 "얼마냐"라고 물어 "파는 사람이 알아야지"라는 말을 들으며 빈축을 사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트레이드 마크인 선글라스를 벗는 등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스튜디오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엉뚱한 김보성에게도 진지한 모습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실패한 주식 이야기를 TV로 접하고 이에 대해 묻는 장인의 말에 불편해 하며 은근 슬쩍 자리를 피했다. 또 저녁 시간 장인과 함께 술을 마시기 위해 앉은 자리에서는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려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보성이 이날 왜 눈물을 흘렸는지는 아직 방송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장인 앞에 무릎을 꿇으며 오열하는 터프가이의 모습은 그 애절함으로 인해 더욱 큰 호기심을 끌어냈다.
현재 토크쇼 형식에서 관찰 예능 포맷으로 바뀐 '자기야'는 함익병, 남재현 등 평범한 사위들이 장인-장모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그리며 의외의 재미를 주고 있다. 여기에 합류한 김보성이 또 어떤 웃음을 더 주게 될 지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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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