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첫 가을잔치, 더 도전적으로 임하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04 06: 16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더 도전적으로 임하겠다.”
LG 유격수 오지환(23)이 처음으로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오지환은 3일 잠실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팀 승리를 이끄는 천금의 결승 3루타를 날렸다. 2사 1루에서 송창식의 초구에 과감하게 배트를 휘두른 게 자신의 첫 끝내기 안타로 이어졌다. 이로써 LG는 한화를 1-0으로 꺾고 하루 만에 2위 자리에 복귀,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이 다시 살아났다.
오지환에게 2013년은 유난히 길고 의미 깊은 해가 되고 있다. 2013시즌 개막전 리드오프로 낙점, 4월 한 달 동안 3할3푼3리 홈런 5개를 날리며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초반 불안한 수비로 실수도 있었지만, 공격으로 이를 완전히 만회했다. 그리고 5월부터는 정반대가 됐다. 완성형 유격수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완벽한 수비력으로 내야의 중심을 잡았다. 반면 타격은 8월까지 주춤, 타율이 2할대 중반에서 맴돌았다.

비록 시즌 초반 보여줬던 거포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LG는 오지환의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계속 치고 올라갔다. 팀 평균자책점 1위의 배경에는 투수력뿐이 아닌 오지환을 비롯한 야수들의 수비력 향상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오지환과 손주인의 키스톤 콤비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더블 플레이(138개)를 기록했다. 매년 불안하기만 했던 LG의 내야수비가 오지환의 성장과 함께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 다시 고비가 찾아왔다. 9월부터 타율 2할9푼2리를 기록, 타석에서 향상된 컨택능력을 보였지만 체력 저하와 함께 다시 실책이 늘어났다. 반복된 순위싸움에 정신과 육체 모두 지쳐버렸고 나오지 않았던 실수가 반복됐다. LG 또한 보름 만에 1위에서 3위까지 떨어졌다.
“올해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해가 없었던 거 같다. 작년에는 133경기 전 경기를 출장했고 중간에 휴식일이 없었는데도 힘들다는 느낌은 전혀 안 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계속 순위싸움에 임했고 자리를 지켜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힘들었다. 체력이 떨어지니 수비할 때 타구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졌고 에러가 나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오지환은 3일 끝내기 안타가 최근 고전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 LG 선수들은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가 나왔다. 시즌 막바지 타격감이 좋고, 정규 시즌 후 어느 정도 휴식일이 주어지기 때문에 다시 살아난 페이스를 포스트시즌까지 가져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 성적이 안 좋았던 만큼, 팀 분위기가 많이 처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전 이병규 선배님께서 ‘이렇게 된 거 어떡하나. 아쉽지만 다 지난 일이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하자. 더 웃고 더 즐기자’고 하셨다. 이후 다시 서로 웃으려 노력했고 분위기가 좋아졌다. 오늘 다들 웃으면서 승리했으니 지금 이 기세가 가을야구까지 이어질 것이다.”
시즌 후반 홈런이 줄고 타율이 오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오지환은 고민 끝에 홈런보다는 출루에 중점을 뒀고, 출루 후 도루와 같은 자신의 다른 능력도 보이고 싶다고 변화에 대한 배경을 전했다. 실제로 오지환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인 도루 30개를 기록 중이다. 홈런 수는 9개로 지난 시즌 12개보다는 적지만 장타율과 출루율은 지난해보다 높다.  
“홈런을 치는 것보다는 출루 쪽에 생각을 맞췄다. 홈런도 좋지만 출루 후에도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많다. 홈런을 노리다가 허무하게 삼진을 당하는 것이 아닌, 볼넷을 얻어 꾸준히 나가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볼카운트가 투 스트라이크가 되면 스탠스를 넓힌다. 이렇게 변화를 주니까 도루 30개도 달성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오지환은 그토록 기대했던 포스트시즌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에 대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아직 상상하기 힘든 무대지만, 대담하게 포스트시즌을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팀이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미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보였다.
“솔직히 포스트시즌에 대해선 감이 안 온다. 긴장도 될 것 같다. 그래도 포스트시즌은 누가 더 대담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큰 무대라고 움츠리면 될 것도 안 된다. 사실 실력은 이미 정규시즌에서 가려졌다. 그러니까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더 도전적으로 임하겠다. 포스트시즌에선 의외의 선수가 활약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그야말로 나를 어필할 수 있는 큰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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