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관상', 영화보다 촘촘한 디테일 읽는 재미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0.05 11: 18

8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관상'(감독 한재림)이 소설로 재탄생해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영화라는 제한된 장르적 한계를 벗어나 좀 더 촘촘해진 내용으로 상상력을 마구 자극한다.
영화는 역적의 자식이었다가 천재적인 관상가가 된 내경(송강호 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 김종서(백윤식 분)와 수양대군(이정재 분)이 왕위를 놓고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이던 때 관상쟁이 내경은 김종서를 도와 왕이 될 운명인 수양대군의 상을 역적의 상으로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백금남 작가의 소설 '관상'은 영화와 함께 진행된 작품이지만 영화를 그대로 옮긴 소설이 아니다. 인물들의 관계나 사건의 전후 설명이 자세하게 그려지며 제목은 같지만 느낌은 다른, 새로운 작품이 탄생한 것. 뿐만 아니라 영화만큼 긴장감 넘치고, 훨씬 더 치밀한 구성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읽는 문학으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준다.

소설은 관상을 통해 역사의 격랑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자들과 정해진 운명을 벗어나려는 욕망의 군상들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소설이 제한된 공간인 영화보다 자유로운 장르인 만큼 많은 인물들의 관계가 자세히, 그리고 새롭게 그려져 있어 영화에서 혹시 놓칠지도 모르는 디테일을 소설에서는 꼼꼼하게 챙길 수 있다.
또 내경이 어떻게 관상쟁이가 됐는지 설명해줄 그의 스승 상학이 등장하고, 내경의 가족에 대한 얘기도 드라마틱하게 밝혀지며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등장인물들과 사건에 대해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 특히 한명회가 내경 주변의 중심인물로 그려져 있어 흥미를 돋운다. 영화에서는 다소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까지도 전체적으로 아우르며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전개시켜 재미를 높인 것.
그래서 소설 '관상'은 영화를 본 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치밀한 디테일이 영화를 뛰어넘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만약 똑같은 내용이었다고 하더라도 소설이 영화보다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만큼 재미는 두 배가 됐을 것. 뿐만 아니라 영화와 소설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영화를 보기 전 소설을 읽었다면 극장에서 2차 재미를 느낄 수도, 영화의 더 많은 부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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