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고장난 융통성, 해외서 고장난 NX300 신상품에 보증서 타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10.04 09: 47

“첫 번째는 새로 산 제품이 그렇게 빨리 고장 난 데 놀랐고, 두 번째는 고장 신고에 대응하는 서비스센터에 놀랐다.”
직장인 A씨는 지난 여름을 떠올리면 지금도 화가 난다. 여름 휴가를 맞아 아내와 함께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11박 12일 일정으로 떠났는데 새로 산 삼성전자의 ‘NX300’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먹통이 돼 버린 것이다.
‘NX300’은 삼성전자가 ‘DSLR에 버금가는 빠르기와 정확도를 가진 카메라’라는 설명을 붙인 미러리스 전략상품이다. DSLR 카메라에 사용 되는 위상차 AF와 미러리스 카메라에 사용하고 있는 콘트라스트 AF를 동시에 이용해 초점을 잡는 하이브리드 오토 포커스 기능을 갖춰 DSLR 수준의 빠른 포커싱과 1/6000의 슈퍼 셔터 스피드를 지원한다고 자랑하던 카메라다.

또한 이 카메라는 세계적 육상 슈퍼스타 우사인 볼트를 모델로 내세울 만큼 글로벌 판매전략까지 수립할 정도로 플래그십 기종이고 또 국내에서 출시 한달 만에 누적 판매 7000대(공급 기준)를 기록 해 삼성전자가 “우사인 볼트급 판매 속도”라고 홍보하던 그 상품이다.
20년째 사진을 찍어 왔고 프로 사진가로도 활동한 적이 있는 A씨가 NX300을 고른 이유도 삼성전자가 자랑하던 그 내용 때문이었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DSLR 버금가는 빠르기와 정확도를 가진 미러리스’라는 제품 설명은 여행지에서 휴대할 카메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A씨의 기대감은 유럽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분노로 뒤바뀌었다. 국내에서는 멀쩡하던 카메라가 아예 실행 자체가 안 되었다. 전원을 켜면 액정 화면이 ‘올 블랙’ 상태가 되고 전원을 꺼도 꺼지지 않고 화면 정지 상태가 돼 있었다. 본체에 있는 어떤 버튼도 작동이 안 됐고 전원을 끄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분리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릴리스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는 그대로 먹통이 됐다.
쇼핑몰에서 주문한 NX300을 8월 3일 수령했고 8월 8일 여행을 떠났으므로 정확하게 1주일도 안 돼 카메라가 고장이 나 버렸다. A씨는 런던 도착 첫날 아내와 함께 버킹엄 궁전을 보기 위해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걷다가 카메라가 고장 난 사실을 알아차렸다. A씨는 그 상황을 두고 “우사인 볼트만큼 빠르게 고장났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A씨를 더 화나게 한 건 그 다음에 또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삼성전자 고객지원 센터 홈페이지에 해결할 방법을 찾아 달라고 문의를 남겼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의 회신은 “카메라 내부 회로 오동작 또는 내부 소프트웨어 오동작 등으로 발생한 증상으로 판단됩니다. 최신 펌웨어 설치 여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구매 시 제공된 워런티 카드 또는 구매를 증빙할 수 있는 구매 영수증이 있는 경우 영국 서비스센터에서도 서비스 점검이 가능하니 워런티 카드 또는 구매 영수증이 있다면, 영국 서비스센터로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였다.
산 지 일부일 밖에 지나지 않은 카메라이기 때문에 당연히 펌웨어가 최신 버전이고, 그 경우 펌웨어 업데이트는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영국 서비스센터를 찾을 수밖에 없는데, 그러려면 보증서나 구매 영수증을 챙겨 가야 한다는 ‘친절한’ 설명이었다.
산 지 한 달이 채 안 된 카메라를 들고 해외여행을 가면서 ‘보증서’를 챙기고 떠나는 이들이 몇 이나 될까?
신혼여행 이후 부부가 함께 하는 첫 해외여행지에서 기분을 잡친 A씨는 카메라의 고장 상황을 고스란히 휴대전화기로 영상 녹화해 유튜브(http://www.youtube.com/watch?v=SFybCfUtRTk&feature=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KomfDzBl1Ds&feature=youtu.be)에 올렸다.
A씨는 결국 유럽 여행지에서는 휴대전화기 카메라로만 추억을 담을 수밖에 없었고 귀국 후 다른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삼성전자서비스센터를 찾아가 항의했다. 서비스센터에서는 “이런 고장 증상은 처음 보는데, 메인보드 쪽 이상인 것 같다”며 “1대1 교환 또는 환불 만 가능하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여행지에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분노에 치를 떨었지만 A씨는 전액 환불을 받는 선에서 삼성전자 NX300과의 악연을 마무리 지었다.
서비스 센터의 ‘친절한’ 보상 규정 설명은 이랬다고 한다. “고객님이 해외로 여름휴가를 가서 카메라 이상으로 추억을 기록하지 못한 부분은 이해가 되나, 고객님 외에도 카메라를 이용하다 고장 난 다른 고객님들도 한 번뿐인 졸업식이고, 돌잔치이기 때문에 억울하시겠지만, 교환이나 환불 외에는 별도의 보상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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