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들의 부진’ WBC는 정말 독이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4 13: 30

2013년 정규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리그를 대표했던 선수들의 성적표에서도 뚜렷한 희비가 드러나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성적이다.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선수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더러 보인다.
보통 야구인들은 “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국제대회 출전이 리그 성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즌 중 열렸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영향이 크지 않으나 시즌 전인 2월 말에서 3월 초에 열리는 WBC의 경우에는 선수들의 훈련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몸 상태를 일찍 끌어올려야 하다 보니 오버페이스의 확률도 높아진다. 실제 지난 두 차례의 대회 당시에도 이런 부작용이 드러나기도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이 조기탈락해 체력적인 부담은 크지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큰 부담을 받은 선수들의 올 시즌 성적표는 어떨까. 모든 선수들이 그렇지는 않아 일괄적으로 논리를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예년에 비해 성적이 떨어진 선수들이 몇몇 보인다. 특히 이런 경향은 야수에 비해 마운드에서 잘 드러난다.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낸 선수들이 속출했다. 부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사실상 시즌을 망친 선수들도 있다.

우완 에이스로 손꼽히며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 선발 출격했던 윤석민(KIA)은 3일 현재 29경기에서 3승6패7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74에 그쳤다. 오히려 WBC 출전이 부상을 키워 시즌에 지각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오른손 계투요원 중 하나였던 유원상(LG) 또한 부상으로 고전하며 2승1패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4.78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무릎 상태가 원래 좋지 않았던 정대현(롯데) 또한 5승4패1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33으로 근래 들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부상을 안고 들어갔던 윤희상(SK), 그리고 부상을 당해 돌아온 박희수(SK) 또한 올 시즌 성적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축에 속한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우완 중 하나로 손꼽혔던 노경은(두산), 회춘했다는 평가를 받은 서재응(KIA), 다승왕에 빛나는 장원삼(삼성) 또한 성적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 그나마 마무리인 오승환(삼성)과 손승락(넥센)은 영향을 덜 받은 편에 속한다.
타선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이대호(오릭스), 최정(SK), 손아섭(롯데), 김현수(두산), 이진영(LG), 강정호(넥센) 등은 아주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선수였던 반면 강민호(롯데), 이승엽(삼성)은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올해 FA 최대어로 뽑히는 강민호의 부진은 WBC와도 적잖은 영향이 있다는 것이 야구계의 시각이다. 김태균(한화), 손시헌(두산), 이용규(KIA)도 자신의 기량보다는 못한 성적을 냈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그 표본의 집단이 크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음을 추론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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