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자인은 세계최고 암벽여제였다.
스포츠클라이밍 세계랭킹 1위 김자인은 4일 오후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에서 벌어진 ‘카스라이트 빌더링2’ 행사에서 84m 높이의 빌딩을 27분 만에 완등했다. 이로써 김자인은 지난 7월 부산 KNN빌딩 완등에 이어 2회 연속 빌더링에 성공해 암벽여제의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 한복판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평소 클라이밍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김자인의 등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행사를 지켜봤다.

경기 전 김자인은 “등반할 때는 집중하느라 높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재미있게 하겠다”며 당차게 밧줄을 잡았다. 153cm에 불과한 김자인은 ‘작은 거인’이었다. 로프 하나에 몸을 의지한 그녀는 처음부터 거침없이 정상을 향해 진격했다. 오후 5시 38분 그녀는 5m 지점에서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했다. 그녀는 1m마다 설치된 흡착형 받침대를 딛고 한 발 한 발을 내딛었다.

백화점 간판이 있는 20m 지점에서 다소 고전한 것과 50m 지점에서 로프가 말썽을 부린 것을 제외하면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녀는 팔과 다리에만 의지한 채 거침없이 정상을 향했다. 심지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도 보였다.
등반이 시작된 후 26분이 지난 6시 4분 그녀는 정상근처에 위치한 성공깃발을 뽑았다. 그리고 1분 뒤 정상에 올라 성공을 의미하는 깃발을 힘차게 흔들었다. 총 27분 동안 온 힘을 다했지만 땀도 거의 흘리지 않았다. 김자인이 명실상부 세계최고의 클라이머임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jasonseo34@osen.co.kr
곽영래 기자 =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