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cm의 스파이더우먼’ 김자인, 롯데백화점은 쉬웠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0.04 19: 08

“젊은 처녀가 참 대단하네!”
‘암벽여제’ 김자인(25, 올댓스포츠,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뜻 깊은 도전에 나섰다. 김자인은 4일 오후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에서 벌어진 ‘카스라이트 빌더링2’ 행사에서 84m 높이의 빌딩을 27분 만에 완등했다. 이로써 김자인은 지난 7월 128m 높이 부산 KNN빌딩 완등에 이어 2회 연속 빌더링에 성공했다.
이날 명동에는 서울 시민들과 외국인들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자인이 도전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행사 한 시간 전부터 일대가 인산인해였다. 진행요원들이 행사를 통제했지만 워낙 사람이 많고 장소가 협소해 애로사항이 많았다. 사람들은 롯데백화점 벽면에 설치된 빨판형 디딤대를 보면서 “어떻게 사람이 저걸 딛고 올라가나?”라고 저마다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김자인에게 이는 기우였다. 오히려 90도 경사에 여기저기 디딤돌이 마련된 빌딩은 일반 클라이밍보다 오르기가 수월했다. 김자인은 마치 자석을 설치한 듯 손발이 벽면에 쩍쩍 달라붙는 착각을 일으켰다. 그만큼 손의 악력이 대단했다.
10m 지점에서 김자인은 두 팔에만 의지해 매달렸다가 몸을 회전시켜 다리를 걸어 올리는 고난도 동작을 성공시켰다. 보는 사람은 아찔했지만 김자인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녀를 지켜보던 어린이가 “아빠 저 누나 스파이더맨이야?”라고 말할 정도였다. 153cm의 체구라고는 믿기 어려운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김자인이 성공하고 지상으로 내려오자 그녀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시민들은 그녀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김자인은 “디딤돌의 간격이 넓은 구간이 많아 다리를 올리느라 힘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땀도 거의 흘리지 않았다.
김자인의 주종목인 스포츠 클라이밍은 빌딩을 오르는 빌더링과 다른 종목이다. 이번 도전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이벤트였다. 김자인을 통해 스포츠 클라이밍이 대중의 많은 관심을 얻게 된 것이 사실이다.
84m 높이의 롯데백화점은 김자인에게 쉬웠다. 김자인은 “기회가 되면 빌더링에 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자인은 249m의 63빌딩이나 135m의 남산타워에도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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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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