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호 홈런!
야쿠르트 스왈로스 외국인 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29)이 아시아 리그 최초로 60홈런 기록을 세웠다. 발렌틴은 4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2013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홈경기에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6회 3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랜디 메신저로부터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60호 홈런을 기록했다. 아시아 리그 첫 60홈런 타자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1회 우익수 뜬공, 4회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난 발텐인은 0-2로 뒤진 6회말 2사 3루에서 메신저의 2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비거리 105m. 팀의 시즌 142번째 경기에서 60호 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발렌틴은 60호 홈런 기록을 세운 뒤 7회 수비부터 교체돼 경기에 빠졌다.

지난달 15일 한신전에서 56~57호 홈런으로 일본의 오 사다하루(55개)와 한국의 이승엽(56개)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우며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발렌틴은 시즌 잔여 2경기를 남겨놓고 아시아 최초의 60홈런 시대를 활짝 열었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 우타우타 외야수 발렌틴은 2007~2009년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며 통산 170경기 타율 2할2푼1리 15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력을 인정받았으나 정교함에서 약점을 드러내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1년부터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다. 야쿠르트 소속으로 2년 연속 홈런왕(31개)을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일본야구 3년차를 맞은 올해 발렌틴은 유감 없이 괴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네덜란드 대표로 참가했으나 좌측 내전근육 부상을 당해 시즌 첫 12경기를 결장한 발렌틴은 4월12일 뒤늦게 시즌 첫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4월 16경기에서 홈런 8개를 몰아치며 예사롭지 않은 조짐을 보였다.
5월 23경기에서 6홈런으로 주춤한 발렌틴은 6월 17경기 11홈런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뒤이어 7월 20경기에서 9홈런을 추가하며 30개 홈런을 훌쩍 넘긴 발렌틴은 8월 26경기에서 무려 18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50홈런을 돌파했다. 18개는 일본프로야구 월간 최다홈런.
이어 9월 23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더해 59개까지 때린 발렌틴은 이달 들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고생하며 한 경기를 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마침내 60홈런 고지를 점하며 아시아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한편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는 총 5명의 선수가 8차례 60홈런을 터뜨렸다. 1927년 베이브 루스가 60개 대포를 쏘아올리며 최초로 60홈런 고지를 돌파했고, 2001년 배리 본즈가 73개로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 로저 매리스가 1차례, 마크 맥과이어가 2차례, 새미 소사가 3차례 60홈런+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본즈·맥과이어·소사는 모두 금지약물 복용 선수들로 기록의 의미가 퇴색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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