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딕펑스의 노래 ‘End... And’처럼 2013년 예능판도를 바꾼 할배들의 이야기가 이미연의 등장과 함께 마무리됐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다. 내년을 기약한 할배들은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 나영석 PD의 세 번째 여행 ‘여배우 특집’에 바통을 넘겨줬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디렉터스컷(이하 '꽃할배')'에는 방송되지 못했던 대만여행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파를 탔다.
가장 먼저 대만여행의 1대 회계를 담당한 구야형 신구에게 포커스가 집중됐다. 정확한 인수인계를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잔액과 영수증을 확인한 신구는 이서진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떠넘기듯 인수인계를 마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활달하고 붙임성 좋은 써니 덕분에 이번 여행이 다른 때보다 훨씬 좋았다”며 손녀와도 같은 써니에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확실히 써니는 할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만 했다. 항상 웃고 있는 써니의 밝은 에너지는 대만의 더위에 지친 할배들에게 비타민이 됐다. 특히 써니는 할배들을 위해 익숙하지 않은 요리까지 도전, 오묘한 맛이지만 정성 가득한 된장찌개로 “일등 신붓감”이란 칭찬을 받았다. 여기에 할배들을 위한 살가운 애교는 덤.
이서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써니와 함께하는 내내 푹 파인 보조개를 드러냈다. 그러나 써니가 떠난 후 의욕을 상실, 이서진은 기존의 여행처럼 가이드 역할만 묵묵히 수행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나 잠자리에 예민한 남자야”라는 발언과는 달리 덜컹거리는 차의 흔들림에도 개의치 않고 숙면을 취해 보는 이들을 폭소케했다. 이에 나영석PD는 “네 정말 예민하더라고요”라는 반어법으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불평 한번 없이 스태프들과 멤버들을 배려했던 무한 긍정주의 맏형 이순재, 로맨틱 할배 박근형, 귀여운 떼쟁이 막내 백일섭의 모습이 차례로 오버랩되며 '꽃할배'는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렇게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할배들을 주인공으로 만든 ‘꽃할배’는 잠시 안녕을 고했다.
그리고 방송 말미에는 ‘여배우 특집’에 출연하는 이미연의 몰래카메라가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다. 털털하면서도 좋은 호텔과 맛집을 요구하는 솔직한 이미연의 모습은 ‘꽃할배’와는 또다른 대박 예능 탄생을 예감케했다. 이에 여배우들의 명단을 확인한 신구는 “서로 감싸 안아줘야 한다. 자기 성격이 뚜렷한 사람들인데 그걸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문제”라며 여배우들의 배낭여행은 자신들의 여행과는 확연히 다를 거라고 평했다.
한편 '꽃할배'는 배우 윤여정과 김자옥, 김희애와 이미연이 참여하는 여배우 특집이 방송된 이후 내년 1월 새로운 여행으로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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