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주군 소지섭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까칠하고 오만방자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이 남자. "꺼져", "날 홀리고 간 나쁜년"이라는 못된 말이 이 남자의 입에서 나오면 달콤한 언어로 변신했다. 이와 동시에 주중원을 보고 홍자매의 전작 '최고의 사랑' 독고진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았다. 항상 자기의 마음을 독백이나 대사로 정리하면서도, 결국 자기 마음 하나 컨트롤하지 못해 사단(?)을 일으키는 이 남자들. 초반 이들의 말투나 행동이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본을 쓴 홍자매(언니 홍정은-동생 홍미란)는 이렇게 말했다.
(홍자매 작품들: KBS 2TV '쾌걸 춘향', SBS '마이걸', MBC '환상의 커플', KBS 2TV '쾌도 홍길동', SBS '미남이시네요',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MBC '최고의 사랑', KBS 2TV '빅', SBS '주군의 태양')
- 드라마 초반 주중원을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과 비교하는 반응도 많았다.

(홍미란) 공효진 씨가 여주인공이고 작가가 우리니 당연했다. 그리고 '최고의 사랑'이 오래된 것도 아니고 로코의 까칠한 남자주인공이니까. 차승원과 소지섭은 양대 간지인기 때문에 어느 분이 더 멋있다고 비교하는 건 행복한 고민이다.
(홍정은) 생각해보면 까칠한 남자 캐릭터는 독고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소지섭 씨의 로코나 코미디가 낯서니까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의 어색함을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고. 3, 4회 가니 점점 없어지더라. 강한 캐릭터가 나오면 누구랑 비슷하다 이런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신경쓰지 않았다. 멜로가 붙으면 소지섭의 매력이 나올거다라는 생각을 했고 믿음이 있었다. 소지섭 씨한테도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거리낌없이 해달라고 했다. 소지섭 씨 역시 참조하신 것 같진 않다.

- 주인공에 뒤지지 않는 멋진 '서브 남주'가 홍자매 대본의 특징이다. 이번에도 그랬는데
(홍미란) 워낙 공실(공효진)이 태양(소지섭)에게 몰빵이었다. 그래서 강우(서인국)가 포지션으로 들어가긴 힘들었다. 강사탕으로 갈 때는 팽팽한 느낌이 있었지만 태양에게 몰빵이었기 때문에 강우에게는 이령(김유리)을 빨리 붙여놓았다. 또 강우는 이령이랑 붙어 있을 때 멋있었다. 이령이를 살짝 무시우면서 잘해주고. 주군이랑 이령 그 라인은 조금만 연관있개 가다가 깔끔하게 갔다. 이령이도 강우하고 귀엽게 갔다.
-캐스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하던데?
(홍미란) 기획하면서 귀신을 보는 사람을 여자로 할지 남자로 할지 고민했다. 귀신 보는 여자애는 공효진 씨를 가장 먼저 생각했고, 다행히 바로 결정해줬다. 그리고 '남자를 누구로 할까' 생각한게 소지섭 씨였다. 소지섭 씨 역시 빨리 결정이 났고 그렇게 캐스팅이 결정돼 시놉이 많이 안돌았다. 보통 캐스팅할때 시놉이 돌아다니는데 두 사람에게 각각 들어간거지. 공효진 씨는 캐릭터에 흥미를 느꼈고 소지섭 씨는 가벼운 걸 본인이 찾고 있었던 상황에서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다.
(홍정은) 소지섭 씨도 정말 잘 해줬고, 공효진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공효진 씨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주군의 태양'만의 멜로는 어디서 드러났을까
(홍정은) 재벌이 여자를 취직시켜주고 사랑에 빠지는 건 아주 쉬운 멜로다. 전형적인 로코다. 그래서 귀신을 포기할 수 없었다. 사장님이 일을 잘 한다고 설정했는데 언제 귀신을 쫓아다닐 것인가에 대해서도 신경 썼다. 중원이가 출근은 꼭 하는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멜로를 원하는 사람들은 둘이 수영장에서 예쁘게 있을 때 데이트를 하는 걸 원했겠지만 굳이 물귀신 잡으라고 하는 건, 중원이 그대로 물귀신을 잡으라고 하면 너무 계산적인 것 같아서 중원이 공실에게 자신의 팔짱을 끼게 만들었다.
(홍미란) 중원이 공실을 통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게 재미있었다. 더 추구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잘못했다가는 안될 것 같았다. 로맨스를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로맨틱하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중원도 로맨틱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욕을 하더라. 공실이가 상처를 받았는데 꼭 수영장까지 끌고 가냐고. 그 부분의 갭을 많이 열심히 채우려고 했다. 대중적인 멜로라인. 귀신 때문에 벌이는 멜로라인의 차이를 계속 좁혀가려고 했다. 한도 끝도 없이 귀신 잡으러 다니면 멀더와 스컬리(미드 엑스파일)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큰일나지 않나. 하하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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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의 태양' 스틸, '최고의 사랑' 스틸, 홍자매(왼쪽 홍미란-오른쪽 홍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