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한 배우 김용건이 친근한 ‘꽃할배’가 되고, 험상 궂은 래퍼 데프콘이 ‘힙합 비둘기’가 되는 곳.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가진 숨은 기능은 스타들을 대중의 곁으로 가까이 가게 만든다는 점이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담은 리얼 예능프로그램. ‘착한 예능’, ‘무공해 예능’이라는 여러 수식어가 붙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의 평소 몰랐던 매력을 발견하는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
연기파 배우 이성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솔한 매력을 뽐내고 있으며, 중견 배우 김용건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아들 자랑을 하고, 따뜻한 매너가 생활화돼 있는 멋쟁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다소 강한 의미의 랩을 소화하며 호불호가 갈렸던 래퍼 데프콘은 음식만 보면 해맑아지고, 정갈한 살림 솜씨로 훈훈한 매력을 풍긴다. 이 프로그램은 노총각 김광규가 결혼을 꿈꾸는 한편, 어머니가 따뜻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효자라는 것을 눈치 채게 만든다.

멀게만 느껴지는 스타들을 대중의 곁으로 가까이 오게 만드는 힘, 평소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을 깨고 그들 역시 우리와 다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때문에 유독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예능프로그램이 스타들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일상을 공개하고, 소소한 삶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쯤 되면, 대중과 호흡하고 싶은 스타들이 억지로라도 혼자 살아야 할 판이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현재 새 멤버를 충원하기 위해 ‘무지개 라이브’라는 코너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스타들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기존 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김태원, 강타, 서인국은 잠정적으로 하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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