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5'가 전세역전의 무기로 꺼내들었던 첫 생방송 무대는 대중의 식어버린 관심에 불을 지피는데 끝내 실패했다. 첫 생방은 논란만 가득 양산했으며, 쫄깃한 재미와 실력은 여전히 부재였다.
지난 4일 방송된 '슈퍼스타K5'는 그야말로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수식어가 아까울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일부 참가자는 수준 이하의 실력을 내비쳤고, 대중의 공감이 결여된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보는 이를 당황케 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여전한 건 합숙기간 화면에서 이어지는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의 향연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벌써 다섯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슈퍼스타K'를 향해 '더 이상 나올 실력자가 있을까?'라고 했던 대중의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이날 톱10 도전자들의 무대는 분명 전 시즌과 상대적으로 봤을 때 딱 평균 이하, 기대 이하였다. 오죽하면 심사위원 이하늘도 "전체적으로 첫 생방송 출연자들의 무대가 별로였다"고 언급했을까.

특히 두 번째로 경합 무대에 올라 '풀잎사랑'을 불렀던 정은우의 무대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 외에 그 어떤 매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동작에 급급해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이승철), "작전의 실패같다"(윤종신), "음이 많이 불안했다"(이하늘) 등 심사위원의 혹평도 이어졌지만 시청자 문자투표에 힘입어 살아남았다.
오히려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던 임순영과 수준급 연주실력과 편곡으로 차별화를 꾀했던 밴드 마시브로는 하위팀으로 꼽혀 '국민의 선택'에 생존여부를 가늠짓게 됐다.

그렇다고 확 눈에 띄는 무대가 있던 것은 아니다. 그나마 장원기의 '이태원 프리덤', 박시환의 '그녀의 연인에게', 송희진의 '바람기억' 등은 톱10의 자존심을 지키는 정도에 그쳤다.
이런 결과물은 또 다시 다양한 논란들만 불거지게 했다. 실력 미달의 참가자, 특정인을 옹호하거나 미워하는 듯한 심사위원들의 태도, 이하늘 심사위원의 '어허', '예쎄쇼' 등의 불편한 추임새 등 모든 것들이 지적의 대상이 됐다.
변화된 '슈퍼세이브' 방식 역시도 단순히 식어버린 시청자들의 관심을 부추기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은 앞서 시즌에서 활약했던 허각, 장재인, 버스커버스커, 울랄라세션, 로이킴, 딕펑스 등의 참가자를 비롯해 귀에 감기는 심사평으로 공감대를 자아냈던 윤건 심사위원까지 다시금 언급하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날 탈락한 위블리와 탈락 위기에 놓인 마시브로 밴드 등은 지난 시즌 허니지의 조합으로 적잖은 재미를 봤던 심사위원과 제작진의 조합 욕심이 만들어낸 희생량이라는 지적도 눈에 띄었다.
물론 첫 생방송을 치른 시점인 만큼 그저 낙담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첫 생방송 도전자들의 주제이기도 했던 '성장'을 향후 거듭될 무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보여주고 시청자의 공감과 관심을 끌어올린다면 분명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다만 현재의 상태로 대중들의 반응에 눈과 귀를 모조리 닫고 고집스럽게 앞으로 나아간다면, 박수칠 때 떠나는 것조차 힘들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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