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자' 박성호가 다시 한 번 포항 스틸러스를 구해냈다.
포항은 5일 오후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31라운드 수원과 홈경기서 전반 17초 만에 중앙 수비수 곽광선의 자책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후반 중반 정대세에게 2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포항은 추가시간 박성호의 극적인 헤딩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포항이 시작과 동시에 행운의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고무열이 왼쪽 측면을 허문 뒤 크로스를 올렸고 수원의 중앙 수비수 곽광선의 몸에 맞고 굴절됐다. 공의 궤적이 바뀌면서 이미 각을 잡고 나온 정성룡 골키퍼가 손 쓸 도리 없이 포항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반격에 나선 수원은 몇 차례 찬스를 만회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 9분 이용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1분 홍철의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비껴갔고, 전반 30분 조동건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도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수원의 골운은 후반에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분 만에 수원 조동건이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후반 7분에는 최재수가 공격에 가담해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했지만 산토스의 감각적인 백헤딩 슈팅이 신화용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던 황선홍 포항 감독은 후반 11분 노병준 대신 발 빠른 조찬호를 투입하며 숨겨둔 발톱을 드러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후반 17분 산토스를 빼고 정대세를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포항에 먼저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26분 이명주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수원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정대세가 주인공이었다. 후반 29분 조동건의 오른발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리바운드 슈팅으로 지체없이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끝이 아니었다. 10분 뒤 이번엔 머리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후반 39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홍철의 크로스를 머리에 정확히 맞히며 포항의 골문을 다시 한 번 세차게 흔들었다.
뒤늦게 반격에 나선 포항은 배천석 등 공격수들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가을 남자' 박성호의 머리가 번뜩였다. 황지수의 크로스를 천금 헤딩 동점골로 연결시켰다.
박성호는 지난 인천전서도 0-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포함해 2골을 터트리며 소속팀에 극적인 승점 1점을 안긴 바 있다. 박성호가 2경기 연속 포항을 구해냈다.
■ 5일 전적
▲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2 (1-0 1-2) 2 수원 삼성
△ 득점=전 17초 곽광선 자책골 후 29 후 39 정대세(이상 수원) 후 49 박성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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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