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응원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가장 위압적이다. 밝고 경쾌한 응원 대신 이들은 상대팀의 기를 꺾어놓는 전장가를 부른다. 바로 '토마호크 찹'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애틀랜타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전장가를 부른다. 5만명의 관중들이 스펀지로 만들어진 붉은색 도끼를 손에 쥐고 위아래로 천천히 흔드는 모습은 장관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한목소리로 음산한 응원가를 부르는데 그 순간 전광판에는 'Fear the chop(공포의 도끼질)'이라는 글자가 뜬다.
애틀랜타의 토마호크 찹은 상대팀의 기를 꺾어놓는 것이 목적이다. 경기시작 전 약 1분에 걸쳐 5만명의 관중들이 한몸짓으로 도끼질을 하는걸로 모자라 경기 내내 계속된다. 주로 애틀랜타가 득점하거나 좋은 기회를 잡으면 나오는데 상대팀으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사실 이 노래는 인디언이 전장으로 떠나기 전 불렀던 노래라고 한다. 도끼질 역시 '적의 목을 이렇게 쳐서 날리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애틀랜타 팬들에게 터너필드는 전장에 가까운 것이다. 세살배기 꼬마가 아빠가 쥐어준 붉은 도끼를 휘두르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토마호크 찹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을 정도로 특색있는 응원 문화이지만,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건 아니다. 애틀랜타를 가리키는 말 중 '시즌의 강자, 포스트시즌의 약자'가 있다. 지구 1위를 밥먹듯이 차지할 정도로 정규시즌은 잘 치르지만, 정작 포스트시즌만 올라가면 약해지는 애틀랜타다.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도 1995년이었다. 이에 대해 인디언들의 전장가를 정복자(미국 백인)들이 따라불러 인디언의 저주가 내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제로 북미 인디언들은 구단 명칭에 인디언과 관계된 단어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복자가 그들의 이미지를 차용해 쓰는 걸 불쾌해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응원의 원조는 플로리다 지역의 대학 풋볼팀이다. 애틀랜타 지역언론은 벌써 20년 넘게 같은 노래만 부르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응원가 자체가 어둡다는 이야기도 있다. 토마호크 찹은 애틀랜타 선수들이 듣고 힘을 내라고 보내는 응원이라기보다 상대의 기를 꺾어놓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응원가가 너무 어두워서 오히려 애틀랜타 선수들에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도 토마호크 찹은 크게 울려퍼졌다. 하지만 1차전에서는 경기 중 제대로 부르지도 못했으니 바로 클레이튼 커쇼 때문이다. 커쇼는 7이닝동안 애틀랜타 타선으로부터 12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1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애틀랜타 팬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차전, 잭 그레인키로부터 역전타가 나오고, 크레이그 킴브렐이 한 점차 승리를 확정짓자 애틀랜타 팬들은 마음껏 도끼를 휘두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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