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최상의 전력으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
LG는 5일 2013시즌 최종전인 두산과 홈경기서 5-3으로 역전승에 성공, 이날 패한 넥센을 제치고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이로써 LG는 플레이오프 1차전인 오는 16일까지 11일의 휴식을 등에 업었다. 시즌 막판 살얼음판 2위 싸움의 승자가 되면서, 한국시리즈 제패를 향한 만반의 준비가 가능해진 것이다.
사실 시즌 막바지 LG 선수들은 만신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많은 선수들이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신음했다. 특히 처음으로 풀타임을 치르는 선수들은 오버페이스로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키스톤콤비 오지환와 손주인은 무거워진 몸으로 예상치 못한 실책을 범했고, 정의윤 김용의 문선재의 뜨거웠던 방망이는 얼어붙기 시작했다. 윤요섭 현재윤의 포수진 또한 몸 전체가 부상이었다. 공수의 핵인 이진영은 허벅지 통증으로 시즌 막판 좀처럼 우익수 수비에 나서지 못했다.

투수진도 마찬가지였다. 선발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우규민과 신정락은 한창 좋을 때의 투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정현욱과 유원상도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필승카드 이동현과 봉중근은 체력적 한계에 직면할 것 같았다. 승리 아이콘 류제국 또한 경기 초반부터 밸런스가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팀 평균자책점 3.72의 최강 마운드가 시즌 마지막 10경기서 평균자책점 4.37을 찍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만큼 11일이란 재정비 기간은 LG에 있어 천금이나 마찬가지. LG 김기태 감독은 5일 최종전을 앞두고 “오늘부터 포스트시즌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는데, 선발 라인업과 투수 대기 상황을 보면 포스트시즌 운용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날 선발 라인업의 특이점은 이진영이 9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우익수로 복귀한 동시에 팀의 골칫거리였던 2번 타순에 배치된 것이다. 당초 김 감독은 이진영의 우익수 복귀 시점을 포스트시즌으로 봤지만 예정보다 빨리 우익수 수비를 맡겼다. 외야진에서 강견인 이진영의 유무는 실점과 직결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두산과 넥센처럼 빠른 주자가 많은 팀을 상대할 때는 반드시 이진영의 어깨가 필요하다.
2할4푼2리에 불과한 2번 타순에 2번 타자 출장시 3할8푼1리를 기록 중인 이진영을 넣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병규(7번)의 3번 타자기용이 적중한다면, LG는 박용택-이진영-이병규(7번)-정성훈-이병규(9번)으로 구성된 막강 상위타순을 가동한다. 이날 이병규(7번)는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 경기를 뒤집은 6회말 좌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적시타를 날려 첫 번째 점수를 뽑았다.
투수진 또한 포스트시즌에 맞게 변화를 줄 계획이다. 일단 5인 선발로테이션을 가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신정락과 신재웅 중 한 명은 불펜으로 갈 확률이 높다. 페넌트레이스 최종전 또한 류제국이 선발투수로 나가고 신정락과 신재웅이 1+1으로 대기했다.
당초 LG는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했을 경우, 레다메스 리즈-우규민-류제국으로 3차전까지 선발투수를 내정했었다. 결국 플레이오프 상대에 따라 네 번째 선발투수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신정락은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 3경기 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00, 두산을 상대로는 3경기 14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8.79를 찍었다. 신재웅은 넥센전 ⅓이닝만 불펜 등판해 무실점, 두산과 맞붙은 5경기에선 총 16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정현욱과 유원상의 페이스 회복도 기대할 부분이다. 특히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정현욱이 시즌 초반 구위를 되찾는다면, LG 불펜진에 커다란 힘이 된다. 이동현-봉중근의 필승라인이 가동되기 전에 이상열 류택현 정현욱 유원상이 선발투수 뒤에서 다리를 놓아야 한국시리즈까지 체력 부담 없이 불펜진이 돌아갈 수 있다.
한편 LG는 16일까지 주로 구리에서 훈련에 임할 예정이다. LG가 11년 만에 임하는 가을잔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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