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키운 LG,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06 06: 30

“선수들이 올 시즌을 통해 큰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만큼 선수들 모두 많이 성숙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같은 2위 탈환이 일어나기 전 LG 김기태 감독은 차분하게 올 시즌 성과를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5일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 그리고 2위 싸움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올 시즌이 가치 있게 다가왔을 거라고 밝혔다. 10년 암흑기의 마침표를 찍은 순간까지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마침내 목표점에 도달해 고비를 이겨내는 힘을 키운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실제로 LG의 올 시즌을 그래프를 그리면, 상승곡선과 하강곡선이 반복됐다. 개막 후 꾸준히 승리를 쌓아갔지만,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약 한 달 동안 급격히 추락, 5할 승률 -6까지 떨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반전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을 돌아보면, 이미 시즌이 끝났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LG는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기적의 행진을 벌였다. 3일 휴식 없이 11번의 3연전을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단 한 번도 시리즈를 내주지 않으며 22승 9패를 기록했다. 승리하니 자연스럽게 ‘포기’란 두 글자는 머릿속에서 지워졌고 가슴 속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동안 LG 선수들을 강하게 억눌렀던 패배주의를 떨쳐낸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LG는 상위권에 안착했고 이후 모진 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승리로 가는 단 한 가지 지름길은 없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를 1년 내내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유지하는 노하우를 터득해야한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자신감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그 팀은 이기는 법을 알게 된다. 1위 자리를 응시하며 거침없이 달려가던 LG는 8월말부터 시즌 종료까지 살얼음판 위를 걸었다. 정상에 자리했다가도 어느 순간 밟고 있던 얼음이 깨져 아래로 떨어졌다.
이전 같았으면 추락과 동시에 자신감도 잃었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실패 속에서도 꾸준히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다리가 빠른 선수가 출루하면 도루를 강행하는 것을 적극 권장했다. 자신만의 장기가 있다면, 이를 그라운드 위에서 십분 발휘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LG는 기존 베테랑뿐이 아닌 신진세력도 자신만의 야구를 자신 있게 펼쳐갔다.
LG는 5일 두산과 최종전에서 6회말 이병규(9번)의 역전 적시타에 힘입어 승리했다. 그런데 승리가 다가온 순간이 적시타 하나 만은 아니었다. LG는 이병규의 적시타 이후 2사 3루에서 김용의의 기습 번트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 리드 폭을 한 발 더 넓혔다. 스퀴즈 사인 없이 선수들의 재량과 개성으로 천금의 점수를 뽑아낸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도루처럼 상대의 허점을 플레이를 두고 “50% 확률이면 과감한 게 시도하라”고 한다. 실패했을 때 질책보다는 향후 성공을 위한 격려를 아끼기 않는다. 김용의 기습 번트는 김 감독의 이러한 지도방향을 통해 나왔다. 신예 유격수 오지환은 “힘들수록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움직이는 게 맞더라”고 자신감을 유지하면 고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벌써부터 내년을 바라보는 것은 이르지만, LG의 변함없는 과제는 신진세력의 성장이다. 특히 야수쪽에서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많아야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는 강팀이 될 수 있다. 정의윤 오지환 김용의 문선재 정주현은 물론, 윤요섭 손주인처럼 올 시즌 처음으로 주전으로 도약한 이들의 발전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 속에서도 홈플레이트를 지켜온 포수 윤요섭은 “사실 엄지손가락이 나간 당시에는 여름도 못 버틸 줄 알았다.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참고 하다 보니 아프면 아픈대로 경기에 뛸 수 있겠더라. 사람이 얼마나 적응에 강한 동물인가를 다시 느꼈다”고 올 시즌 부상 한계를 이겨낸 것에 만족했다. 
막강 투수진 또한 ‘볼넷 감소’를 지상과제로 삼으며 자신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규민과 신정락이 적은 볼넷과 함께 사이드암 선발투수로 재탄생했고, 류제국은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서 처음으로 무사사구 경기를 펼쳤다. 이렇게 자신감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는 선수들이 많아질수록, LG의 미래는 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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