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는 '진 팀'들의 맞대결 모양새가 됐다.
넥센은 지난 5일 시즌 최종전인 대전 한화전에서 1-2로 패하며 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이날 잠실에서 LG와 맞붙었던 두산은 2-5 패배로 시즌 최종 순위를 4위로 유지했다. 두 팀은 8일 목동구장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양팀에게 모두 충격적인 패배였다. 프로야구 32년 동안 몇 안되는 치열한 막판 순위 싸움 속에서 두 팀 모두 이날 이길 경우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넥센은 한화를 이기면 2위 확정이었고, 두산은 넥센이 패하는 것을 전제로 LG를 이기면 됐다.

그러나 어느 팀도 이기지 못했다. 넥센은 시즌 최하위팀인 한화에 제대로 발목이 잡혔다. 전날 광주 KIA전을 잡고 2위 희망을 극적으로 살린 넥센이지만 이날 바티스타에게 6회까지 안타 하나 치지 못하고 끌려갔다. 넥센은 독수리의 매운 고춧가루에 단 1안타로 막히며 자력 2위 가능성을 놓쳤다.
두산 역시 패배의 쓰라림이 크다. 두산은 이날 2회 홍성흔과 이원석의 연속 홈런으로 2점을 앞서고도 6회 한 번 집중력을 잃으면서 대거 4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준플레이오프가 이틀 남았음에도 2선발 유희관을 당겨썼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후폭풍까지 크다.
두 팀 모두 각자 어느 때보다 충격이 큰 1패였다.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진 느낌이다. 선수단이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지금 어느 팀이 먼저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르느냐가 준플레이오프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이럴 때일 수록 주장 이택근과 홍성흔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양팀 다 마운드보다는 타력의 팀인 만큼 득점력을 빨리 되살려야 한다. 일단은 3위로 홈구장인 목동구장에서 1차전을 시작하는 '거포팀' 넥센이 유리하지만 두산은 한때 팀타율이 3할을 넘던 불방망이 팀이다. 어느 팀의 타선이 빨리 살아나느냐 역시 중요하지만 얼마나 더 최소한으로 막느냐 역시 준플레이오프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마지막까지 숨가쁘게, 치열하게 달려온 두 팀이 단 이틀 간의 휴식을 갖고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팀 창단 첫 가을 야구에 도전하는 3위 넥센과, 4위의 반란을 꿈꾸는 두산. 어떤 팀이 한 고비를 넘어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무거운 압박을 놓고 더 즐길 수 있는 팀이 어디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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