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서열’ 엘롯기의 엇갈린 2013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6 07: 00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팬심을 확보하고 있는 LG·롯데·KIA의 2013년 성적은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대약진한 팀이 있는 반면 크게 부진했던 팀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몇 년간 이어져왔던 세 팀의 순위표상 위치도 바뀌었다. 자연히 팬들도 다른 심정의 겨울을 맞이하게 됐다.
9개 구단 체제로 출범한 2013년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각 팀의 순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은 가장 화려한 주인공으로 전면에 섰다. 웃은 자가 있다면 눈물을 흘린 자도 있는 법. 기대보다 순위가 떨어지며 추운 겨울을 예고한 팀도 있다. ‘엘롯기’의 운명에서도 이런 광경을 찾아볼 수 잇다.
‘엘롯기’ 중 가장 성적이 좋지 못했던 LG는 질주를 거듭한 끝에 2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LG가 롯데나 KIA보다 모두 성적이 좋았던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당시와는 공기가 또 다르다. 당시 LG는 5위(승률 .483)을 기록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실패했고 2007년은 엘롯기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마지막 해로 기억된다. 롯데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가을잔치를 경험했고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도 극적이었다. 치열한 2위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에 역전극을 거두며 2위를 확정지었다. 대전에서 넥센이 한화에 이겼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졌겠지만 넥센이 최하위 한화에게 덜미를 잡히며 극적으로 2위를 확정지었다. 시즌 내내 이어진 호성적에 숨어 있던 팬심도 불이 났다. 이제 그 기세를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어간다는 것이 LG의 심산이다.
LG의 반대편에는 KIA가 있었다. 시즌 전 김주찬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며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KIA는 실제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1위를 달리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그 후 부상 악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실패하며 8위라는 굴욕적인 순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5위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실패다. 팬들의 반응도 싸늘해졌다.
롯데는 2007년 7위 이후 가장 못한 성적을 냈다. 사실 전력이 약해져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대호(오릭스) 홍성흔(두산) 김주찬(KIA) 등 핵심 전력이 차례로 빠져 나가며 타선의 약화가 불가피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66승58패4무(.532)를 기록한 것은 선전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5위라는 성적은 가을야구에 익숙해질 만했던 롯데 팬들의 만족감을 불러 일으키기는 역부족이었다.
흥행에서도 세 팀은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전체 관중이 2012년에 비해 7% 정도 감소한 것에 비해 LG는 오히려 6%가 늘어나며 유일하게 관중이 감소하지 않은 구단이 됐다. 반면 롯데는 42%가 감소해 80만 명조차 채우지 못하며 싸늘해진 팬심을 확인했고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관중 동원 추이가 순조로웠던 KIA 또한 5%가 줄며 성적이 관중 동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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