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신예 키우기, 미완으로 마무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6 08: 30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쓴맛을 본 SK였다. 성적이나 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던 가운데 한 가지 더 아쉬움을 남긴 대목이 있다. 바로 기대를 걸었던 신예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 성과를 총평하는 자리에서 “많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전지훈련 내내 신예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힘을 썼던 이 감독은 가능성이 보이는 몇몇 선수들을 찾았다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실제 SK의 플로리다 1차 캠프와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가장 고무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신진급 선수들이었다.
야수 쪽에서는 이 감독이 말한 ‘4총사’가 큰 관심을 받았다. 외야의 이명기와 한동민, 그리고 내야의 조성우와 박승욱이었다. 특히 이명기 한동민은 당장 선발 라인업에 들어와도 손색이 없다는 이 감독의 평가가 내려졌고 실제 시즌 초반 부진했던 기존 주축 선수들을 대신해 주전으로 출장하기도 했다. 마운드에서는 문승원과 여건욱의 성장세가 돋보이는 자체 평가였다.

이 감독은 이 선수들이 SK의 미래를 책임질 동력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기존 주전 선수들을 자극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머릿속에 그렸다. SK의 주축 선수들 중 상당수가 30대에 접어들었음을 고려하면 이 선수들이 장기적인 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신예 육성 프로젝트는 미완성으로 끝났다. 긍정적인 부분을 찾기도 했지만 한계에 부딪힌 부분도 있었다.
한동민과 이명기는 SK 야수진이 올해 발견한 수확이라고 할 만했다. 두 선수가 모두 잠재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 감독은 “부상이 문제였다”며 두 선수의 올 시즌을 아쉬워했다. 시즌 초반 좋은 기세를 탔지만 부상으로 그 흐름이 아예 끊기거나 한풀 꺾이며 자신들의 가능성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첫 26경기에서 타율 3할4푼을 기록하며 리드오프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명기는 수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고 결국 시즌 내 복귀하지 못했다. 당초 한 달 정도면 재활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으나 정밀 진단 결과 더 큰 부상이 드러나며 복귀 일정이 꼬였다. 한동민 역시 수비 도중 팀 동료 김강민과 충돌하며 무릎에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이 없었다면 타율 2할6푼3리, 14홈런, 52타점이라는 한동민의 2013년 기록은 더 좋아질 수 있었다.
그 외 시즌 초반 중용됐던 조성우는 타격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2군으로 내려갔고 박승욱은 빼어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더 경험을 쌓아야 할 자원이라는 게 드러났다. 마운드에서 기대를 걸었던 여건욱과 문승원도 기대에 비하면 활약상이 저조했다. 팀의 5선발로 출발했던 여건욱은 10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8.64, 문승원은 16경기 1패 평균자책점 5.55의 성적에 그쳤다.
오히려 아주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던 백인식이 5승5패 평균자책점 3.55로 가능성을 보였다는 게 위안이었다. 올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 선수들이 2014년에는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육성 시스템에 대대적인 수술을 가하며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SK의 팀 구상이 순조롭게 흘러갈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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