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가 오는 7일 정규3집 '모던타임즈'로 컴백, 가수 인생 제 2막을 연다. 깜찍하고 기특한 이웃집 여동생 같았던 아이유는 이제 성숙한 음악에 야릇한 섹시함을 곁들여 소녀에서 숙녀로 넘어가는 스무살 감성을 '제대로' 짚어낼 계획이다.
'무조건 아이유'를 외치던 삼촌팬이 주춤하고, 새로운 국민여동생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아이유라는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하다. 어떤 음악으로 어떤 변신에 나설지 기대가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이제 기존 명성을 이어가느냐, 뛰어넘느냐, 혹은 이대로 무너지느냐는 오롯이 아이유에게 달렸다.
# 그래도 아이유다

아이유가 지난해 온라인을 발칵 뒤집은 셀카 스캔들로 일부 삼촌팬들을 잃었다 하더라도, 이들을 타깃으로 한 국민여동생 마케팅이 아이유의 전부였다고 치부하긴 어렵다. 교복 차림에 깜찍한 외모로 화제를 일으킨 소녀 가수는 많았지만 모두가 음원차트 줄세우기를 하는 '믿고 듣는' 가수가 되진 않았다.
그는 그동안 다소 어두운 감성의 자작곡을 선보여왔고, 유희열, 윤상, 성시경 등의 선배 뮤지션들의 인정을 받는 후배 가수였다.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데뷔곡 '미아'는 오디션 참가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발라드곡이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기특하게 음악을 해내는 그의 모습에 깜찍한 매력이 더해져 지금의 아이유 브랜드를 만들어낸 셈.
음악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므로, 아이유는 충분히 성공적인 컴백을 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얻는다. 줄세우기 정도는 하지 않겠느냐는 게 가요계 예상. 사상 최고로 컴백팀이 많은 10월 둘째주 음악프로그램들은 그래도 아이유에게 두 곡 이상 부르는 '특집 편성'을 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변신에 방점이 찍히면서 호기심은 오히려 높아졌다. '좋은 날'로 정점을 찍고, 이후 인기는 유지했지만 '좋은 날'만큼의 신드롬을 또 만들어내진 못했던 그는 이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가 있다. 비슷한 메뉴를 접해왔던 대중들에게 '신장개업'을 한 셈. 입소문은 성공적이다. 야릇한 성적 매력을 더한 티저 영상 '입술 사이'가 이미 폭발적인 이슈를 만들어냈다.
# '평타'로는 안된다
타이틀곡 '분홍신'은 아이유가 처음 시도하는 스윙 장르의 화려한 댄스음악이다. 빨간 구두를 신으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춤을 추게 된다는 내용의 안데르센 동화 ‘빨간구두(The Red Shoes)’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곡. 듣는 음악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대중의 쉬운 예측을 과감히 깨뜨리고, 오히려 더 풍성한 무대를 준비 중이라는 전언이다. 제대로 통하기만 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얼만큼 새로운가는 역시 7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예정. 스캔들 이후 아이유를 대하는 대중의 심리가 바뀐 만큼, 아이유도 얼만큼 기대에 부응할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다. 일단 작사, 작곡, 프로듀싱 등 기존 스태프가 여전히 호흡을 맞췄으며, 티저에서 드러난 아이유의 창법은 다소 새롭긴 해도 획기적이진 않다.

온라인에서 계속 불거지는 악질적인 반응을 덮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비교적 잘 처신해온 것으로 보여진다. 그는 연기로 영역을 옮겨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줘 중장년층의 호감을 샀다. '화신'에 출연해서는 악플러에 대해 똑부러지게 말하면서, 비슷한 문제를 겪어봤을 일부 여성들을 통쾌하게 했다. 악플러를 실제로 고소하면서, 온라인 댓글 정화에 필요성을 느낀 네티즌들의 지지를 얻었다. 음악까지 '잘 빠진다'면, 팔짱끼고 지켜볼 사람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팔짱끼고 볼 가수가 많다는 점은 공교롭다. 설명이 필요 없는 티아라가 있고, 가창력 논란에 시달렸던 정준영이 있고, 애프터스쿨 탈퇴 이후 첫 컴백인 가희가 있다. 샤이니도 대형 컴백을 준비 중이다. 극찬이든, 논란이든, 일단 이슈에서 밀리지 않는 게 관건이다. 아이유의 존재감이 얼만큼 빛을 발할지, 하반기 가요계 가장 큰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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