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과 CGV, 그리고 BIFF 측이 모두 찝찝한 부산의 기억을 공유하게 됐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개막일부터 3일간 이어진 '강동원 불참 사태' 때문이다. 개막식이 열리던 3일 언론을 통해 촉발된 이번 사태는 강동원 측에 이어 BIFF 남동철 프로그래머, CGV 측이 차례로 공식 입장을 밝히며 BIFF 초반 3일을 얼룩지게 했다. 강동원이 지난 5일 열린 영화 '더 엑스' GV(관객과의 대화)에 불참할 뜻을 세우고 이것이 BIFF 측(남성철 프로그래머)의 횡포 때문이라는 주장을 편 뒤,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BIFF 측이 강동원 불참과 관련해 배우 측에서 제기한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레드카펫에 안 올 거면 영화제에 아예 오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자신들의 결백(?)과 정당성을 주장했고 그 사이 마음을 바꿔 예정했던 GV에 참석했던 강동원 측은 더욱 당황하게 됐다. 강동원 측과 BIFF 남동철 프로그래머 양측이 나란히 상대방의 거짓을 주장하며 팽팽한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이번 사태를 중간 조율한 것으로 알려진 '더 엑스'의 제작사 CGV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강동원을 섭외하고 BIFF 측과 행사를 조율하는 중간자 CGV가 실상은 가장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언론과 대중의 의혹은 더해갔다. 강동원과 BIFF 간 공방이 가열된 가운데 5일 늦은 오후 마침내 CGV 측이 내놓은 최초의 공식 입장은 사실상 강동원 측의 주장에 힘을 싣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논란 속에 GV에 참여해 준 강동원에 대한 고마움도 담겨 있었다.
그렇게 마무리 국면을 맞은 이번 강동원 불참 사태는 그러나 여전히 어딘가 불편함 투성이다. 강동원이나 BIFF, CGV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명쾌하고 완벽히 투명하다고 보기엔 어려운 결말이다. 배우 입장에서는 의도치 않은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라야 했고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BIFF 측 역시 개막부터 행사 본연의 내실을 챙기기보다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잡음 가득한 출발을 했다. CGV 측도 늑장 대응과 더불어 배우와 BIFF 사이에서 모두 흠만 잡혔다. 사태 추이를 꾸준히 지켜본 관계자들과 일반 대중 역시 삼자의 불편한 싸움에 쓴 소리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그 누구도 웃지 못 할 비운의 엔딩을 맞은 모습이다. 배우 입장에서나 BIFF 입장에서나 불쾌한 기억은 남았고 중간에 선 CGV도 결국 여기 저기 폐를 끼친 꼴이 됐다. 사실상 CGV의 중간 역할이 더 슬기롭고 명쾌했다면 이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거나 훨씬 축소됐을 거란 것이 사태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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