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간 아빠들, 그런 아빠들을 보면서 신이 난 아이들. '아빠 어디가' 가을운동회는 아이와 어른이 모두 어우러져 신명나는 굿판을 벌인 무대였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 또한 흥이나 어깨춤을 들썩이며 가을운동회에 몰입했다.
MBC 일요일 인기 예능 '아빠 어디가'의 강점은 역시 가정내에서 자칫 소원해지기 쉬운 아빠와 아이를 여행이란 울타리로 묶는데 있다. 이처러 국내 TV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소재를 발굴해 개발함으로써 다 죽어가던 MBC '일밤'을 하루아침에 정상으로 되돌려놓은 장본인이 바로 '아빠 어디가'다.
6일 전파를 탄 '아빠 어디가'의 가을운동회는 지금까지 드러났던 이 프로의 장점과 재미들이 골고루 반죽되서 김 모락모락 맛있는 빵으로 탄생한 현장이었다. 짝꿍 운동회를 펼친 이날 아빠 어디가 가을운동회에서는 김성주의 아들 민국을 주장으로 한 백팀(준수, 후, 지원, 준영). 그리고 기윤을 주장으로 한 청팀에는 성준, 명준, 지아, 미서가 포함돼 한 판 대결을 펼쳤다.

'가마 쓰고 모자 뺏기' '2인3각' '이어달리기' 등 가을운동회의 단골메뉴 종목들이 채택됐지만 전혀 식상하지 않았다. 어릴 적 누구 기억이건, 초등학교 운동회가 진부하고 낡은 기억으로 머리에 담긴 적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어른과 아이과 하나되서 웃고 떠들며 열심히 달린 아빠 어디가의 가을운동회, TV 예능이 꼭 저속하고 선정적이며 베끼기 위주로만 흐르는 게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주면서 시청자에게 새로운 기대를 품게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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