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김재원이 TV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앞뒤가 다른 행동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주면서까지 계획하고 있는 그의 행동의 속내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은 늘어만 간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극본 배유미, 연출 김진만 박재범)에서는 하은중(김재원 분)이 윤화영(신은경 분)을 차갑게 외면, 장태하(박상민 분)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면서도 은중은 자신을 키워준 하명근(조재현 분)의 집을 찾아 비난 가득한 낙서를 지우며 양부를 걱정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장태하는 자신이 키운 아들 장은중(기태영 분)이 구재인으로 개명, 윤화영의 변호인으로 나타나자 배신감과 공허함을 감추지 못했다. 텅 빈 집에 홀로 남은 장태하는 “이젠 너밖에 안 남았다. 너는 이 아비 배신 안 할거지?라며 은중에게 떠나지 않겠다는 요지의 답변을 재촉했다.

언제나 자신감 넘치던 태하였기에 이렇게나 풀이 죽어있는 모습은 시청자에게도 꽤나 어색했다. 은중 역시 태하의 발언과 붉어진 눈가에 놀란 듯한 기색을 보이다, 재차 답변을 강요하는 장태하에게 ”전 아버지 안 떠날 겁니다“라고 굳게 약속했다.
그러나 하은중의 세계에서 장태하와 하명근은 도저히 공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은중은 낮에는 장태하의 곁을 지키는 장은중으로 살아가면서, 밤에는 하명근을 걱정하는 하은중이 되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인다.
특히 늦은밤 명근의 집을 찾은 은중이 벽에 가득한 '살인자'라는 비난에 눈시울을 붉히고, 가족들 몰래 낙서를 박박 지우는 대목은 은중이 처한 얄궂은 현실에 연민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장태하 앞에서 사랑하는 우아미(조윤희 분)와 대립해야 하는 상황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과정에서 두 얼굴의 하은중을 연기하는 김재원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장태하의 앞에서는 야망 가득한 후계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명근의 앞에선 유괴당한 배신과 안타까움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 그러면서도 시기 적절하게 터지는 김재원의 능청 연기는 무거운 극의 흐름을 전환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한편 이날 은중은 은밀하게 태하그룹의 관재 리스트를 손에 넣으며 장태하를 옭아맬 물증을 추가확보했다. 하지만 은중의 명의로 된 페이퍼컴퍼니가 털린 후 은중을 의심하던 구재인과 장주하(김규리 분)의 감시망이 더욱 좁혀오고 있는 터라, 하은중의 계획이 무사히 완수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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