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데뷔’ 류현진, 80%의 확률을 잡아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7 05: 45

야구에서 선취점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선취점을 누가 내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런 측면에서 류현진(26, LA 다저스)도 지금까지의 사례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결론은 간단하다.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초반의 역투가 필요하다.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환상적인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9시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릴 애틀랜타 브레이스브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터너필드에서 양팀이 1승씩을 주고받았기에 3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중요한 분수령으로 손꼽힌다. 3차전 결과에 따라 팀의 포스트시즌 운영 방안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류현진이 다저스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셈이 됐다.
긍정적인 점도, 부정적인 점도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여기에 올 시즌 홈에서 강한 류현진이었다. 지난 7월 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는 7⅔이닝 6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의 기억이 자신감으로 작용할 만하다. 현지에서는 경험 부족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미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라는 중압감 넘치는 무대에서 충분히 능력을 과시한 류현진이다. 몸 상태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다만 초반 부진은 걸린다. 포스트시즌은 최고의 전력을 가진 팀들끼리 충돌한다. 당연히 팽팽한 승부가 벌어질 수밖에 없고 선취점으로 대변되는 초반 기싸움이 최종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약체라면 방망이의 힘으로 따라잡을 수 있지만 상대도 강하기에 그 확률은 제한되기 마련이다. 올 시즌 1회부터 3회까지 약한 면모를 보였던 류현진이 그런 모습을 되풀이해서는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될 수 있다.
실제 올 시즌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 초반 기선 제압의 중요성이 잘 드러난다. 사실상의 포스트시즌 일정으로 여겨진 1일 탬파베이와 텍사스의 정규시즌 ‘163번째’ 경기를 시작, 6일까지 벌어진 총 10경기에서 선취점을 뽑은 팀이 승리한 것이 8번이었다. 역전승에 성공한 팀은 5일 탬파베이에게 먼저 2점을 내주고도 방망이가 불타오르며 12-2 역전승을 거둔 보스턴, 그리고 같은 날 다저스를 상대로 0-1으로 뒤진 2회에 동점을 만들고 4회에 역전까지 성공한 끝에 4-3 승리를 지킨 애틀랜타 밖에 없었다.
게다가 1-0 끝내기 승리가 나온 6일 디트로이트-오클랜드전을 제외한 9번의 경기에서 5회까지 앞서 있었던 팀이 이후 리드를 허용한 적조차 없었다. 한 번 뒤처지기 시작하면 상대의 필승 카드들이 줄줄이 나오기에 그만큼 뒤집기도 어려워진다.
1승1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맞이하는 3차전은 그런 압박감이 더 크다. 초반에 뒤지는 팀은 그만큼 쫓기게 되는 양상이고 무리수가 나올 수도 있다.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의 어깨가 정말 무거운 이유다. 물론 이런 압박감이 상대 선발 훌리오 테헤란에게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저스에 호재다. 류현진도 6일 기자회견에서 초반 전력 질주를 다짐한 가운데 MLB 첫 포스트시즌 경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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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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