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친정팀 맞는' 이성열, 3년만의 특별한 포스트시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0.07 10: 45

올 시즌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넥센 히어로즈에는 포스트시즌을 겪어본 선수들이 적은 편이다. 그 중 외야수 이성열(29)은 지난해 넥센에 둥지를 틀기 전 두산 소속으로 2008, 2009, 2010년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본 '유경험자'다. 
이성열은 지난해 7월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겪기도 했으나 올 시즌 초반 홈런왕 레이스를 펼치는 등 팀이 기대했던 장타 본능을 터뜨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반 슬럼프를 겪던 이성열은 9월에 돌아와 2홈런 타율 2할8푼6리 맹타로 팀의 막판 순위 싸움에도 쏠쏠한 활약을 했다.
이성열은 특히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낯설다.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두산과 8일부터 반대편 유니폼을 입고 맞붙어야 한다. 패넌트레이스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성열은 6일 인터뷰에서 "오랜만의 포스트시즌인데 그것도 두산과 하게 돼 기분이 묘하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확실히 넥센 소속이 됐다. 이성열은 "포스트시즌을 먼저 겪어봤다고 해서 선수들에게 내가 뭐라 가르칠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올 시즌 우리 팀은 마지막에 졌지만 3위를 한 것도 정말 잘한 것이다. 함께 해준 동료들이 있어 운좋게 나도 다시 가을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우리 팀이 아직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큰 경기를 겪어보면 내년, 내후년 팀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을 야구는 우리가 스프링캠프부터 시즌까지 야구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압박감도 있지만 한 번 그런 것을 겪고 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센은 마운드보다는 방망이의 팀이다. 이성열 역시 좌타 거포로서 선발 출전이든 대타든 팀의 승리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 그는 "포스트시즌은 정신력이 강한 팀이 이기는 것 같다. 나 역시 긴장도 되고 설레지만 미친 듯이 놀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성열은 두산에서 넥센으로 왔으나 2003년 그가 프로에 발을 들이게 한 첫 지명팀은 LG다. 공교롭게도 넥센이 두산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가게 되면 그의 '친정팀' LG와 만난다. 차곡차곡 그가 거쳐온 팀들을 만나기 위해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이성열이 기분좋은 설렘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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