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의 꽃은 마운드 싸움이다.
포스트시즌과 같이 양팀이 최고의 집중력을 가지고 맞붙는 싸움에서는 대량 득점이 쉽지 않다. 양팀 모두 시즌과 달리 최고의 투수 만을 풀가동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최고의 투수'를 어느 팀이 더 잘, 유용하게 기용하느냐가 포스트시즌 희비를 가른다.

올 시즌 3위로 시즌을 마친 넥센과 4위 두산은 모두 방망이를 앞세워 상위권을 달린 팀들이다. 넥센은 팀 타율은 4위(.272)에 그쳤으나 128경기에서 125홈런을 쏘아올리며 팀 홈런 1위를 기록했다. 두산은 팀 타율 1위(.289), 팀 득점 1위(699점)에서 보듯 활화산 타선을 자랑했다.
그렇다면 마운드 상황은 어떨까. 넥센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5위(4.12), 두산은 7위(4.57)을 각각 기록해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두산은 퀄리티 스타트가 한화(34차례) 다음으로 적은 44차례로 시즌 내내 불안한 선발 운용을 선보였다. 넥센 역시 53차례로 6위에 그쳤다.
에이스 투수 한 명의 역할이 큰 포스트시즌에서 선발이 약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두산은 니퍼트가 돌아왔으나 토종 선발 노경은과 유희관이 모두 5일 잠실 LG전에 나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선발로 투입될 상황에 놓였다. 넥센은 포스트시즌을 겪어본 선발이 오재영 뿐이라는 점이 아쉽다.
불펜은 넥센의 상황이 조금 더 낫다. 넥센은 올 시즌 47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이라는 든든한 마무리가 있다. 근소한 점수차 싸움에서 마무리의 유무는 상대팀의 의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정훈, 송신영 등 경험 많은 베테랑 불펜도 있다. 반면 두산은 홍상삼, 오현택 등이 있으나 그 무게감이 덜한 편이다.
올 시즌 가을 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준플레이오프. 그러나 양팀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이미 지쳐있는 상황이다. 동료들의 어깨에 놓인 부담을 덜어줄 에이스는 누가 될 것인가. 어느 투수가 '미치느냐'에 포스트시즌의 향방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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